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손보사 주가 '혼조'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손해보험 관련주들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에도 주춤하고 있다. 보험료 인상에 따른 기대감이 사라지고 지난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심리를 위축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현대해상은 전일 대비 350원(-0.92%) 내린 3만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또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도 전 장 대비 각각 1100원(-1.60%), 150원(-0.67%) 내린 6만7700원과 2만2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삼성화재는 전 거래일보다 2500원(0.92%) 오른 27만4500원에 마감했다. 또 롯데손해보험(0.18%), 한화손해보험(1.82%)은 오름세로 각각 2740원, 5590원에 장을 마쳤다.
25일(종가기준) 손해보험 관련주가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대비 주가에서도 등락은 엇갈렸다. 현대해상의 주가는 전 장 대비 5.90% 하락했고 한화손해보험은 5.09%, DB손해보험은 2.59% 각각 떨어졌다. 롯데손해보험은 3.20%, 삼성화재는 3.78%, 메리츠화재는 4.45% 각각 오르며 강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2010.00에서 2177.73으로 8.34% 상승했다. 보험주도 동일 기간 4.69% 오르며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각 사별 손해보험 주가는 '극과 극'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손해보험주는 증시가 부진했던 지난해 4분기에도 상승세를 보이며 선방했으나 올해 초 들어서는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 손해보험주는 자동차보험료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보였지만 자동차보험료 인상폭이 업계 요구 수준(7~8%)의 반 토막 수준인 3~4%대에 그치면서 기대감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자동차보험료 인상 스타트를 끊은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의 평균 인상률은 각각 3.40%, 3.30%, 3.30%다. 또 보험료 인상 바통을 이어받은 한화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은 평균 3.20%, 3.50% 올렸다. 삼성화재는 오는 31일 평균 3.3%의 인상률을 적용할 계획이다.
손해보험주들의 하락세는 손해율이 100%를 넘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위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손해보험사들이 조만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손해율 상승으로 인해 실적 전망이 그리 밝지 못한 것도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부진은 이미 예상됐던 내용이지만 예상보다 위험 손해율이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면서 "올 1분기까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이 예상돼 2분기나 하반기부터 요율 인상 효과가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보증권은 5개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의 지난해 4분기 예상 당기순이익은 239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59.9% 감소한 수준이다.
현대해상은 3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및 전분기 대비 각각 47.6%, 65.3% 감소가 전망되며, 한화손해보험은 적자를 시현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주가 하락폭이 특히 컸다. 반면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에 대한 실적 전망은 맑다. 주가에 있어서도 선방할 수 있던 이유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나타나는 손해율 악화 사이클은 회사별 우량 계약 보유, 채널 및 브랜드 경쟁력 등이 돋보이는 시기이기도 하다"며 "과거에도 삼성화재는 2위권 회사와의 ROE(자기자본이익률) 격차가 축소되는 시기에 프리미엄을 부여 받았다"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는 손해보험사들 중 유일하게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종목이다. 상대적으로 자동차보험 비중이 낮기 때문에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에 따른 영향이 비교적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고성장 전략이 유지되는 가운데 발생하는 비용 부담이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면서 "투자수익률에서도 큰 하락 없이 양호한 실적을 시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