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정의선·최태원·구광모·신동빈, 5대 그룹의 신년 화두는?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2019년 기해년을 맞아 5대 그룹 CEO가 신년사를 통해 경영 청사진을 제시했다.
삼성·현대차·SK·LG·롯데 등 5대 그룹은 2일 시무식을 열고 새해 각오를 다졌다. 주요 그룹 CEO들이 던진 신년사에는 위기 상황에 공감하며 혁신과 변화에 방점을 둔 메시지가 담겼다.
◆김기남 부회장, '초일류·초격차 100년 기업' 도약 다짐
'창립 5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의 김기남 부회장은 지속성장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을 강조했다. 기존 사업은 더욱 견고한 기반을 구축하고, 차세대 제품과 혁신 기술로 신성장 사업을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김 부회장은 "2019년은 삼성전자가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라며 "10년 전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IT 기업으로 도약한 것처럼 올해는 초일류·초격차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자"고 말했다.
이를 위해 "차세대 제품과 혁신 기술로 신성장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건설적인 실패를 격려하는 기업 문화, 신기술에 대한 과감한 도전과 투자로 미래 지속성장의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옛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아야 하고 새것을 만들어가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뜻의 사자성어 '법고창신(法古創新)'을 인용해 "개발·공급·고객 관리 등 전체 프로세스 점검을 통해 기존 사업의 기반을 더욱 견고히 하자"고 강조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 4차 산업혁명 시대 '재도약' 예고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판매 부진과 수익성 악화를 겪었던 만큼 역량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새 기회로 삼아 재도약을 예고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기존과는 확연하게 다른 새로운 게임의 룰이 형성되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성장방식에서 벗어나 우리의 역량을 한데 모으고 미래를 향한 행보를 가속화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해 나가겠다"면서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ICT 융합, 공유경제, 인공지능, 스마트 모빌리티와 같은 미래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기술혁신을 가속화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 어려운 경제환경 속 '사회적 가치' 강조
SK그룹의 경우 최태원 회장이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고, 주요 관계사 CEO가 패널로 참여해 대담한 뒤 최 회장이 마무리 발언을 하는 형식으로 신년회를 진행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보고, 신년회 진행 방식에도 변화를 준 것이다.
최 회장은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도 사회와 함께 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SK가 건강한 공동체로 기능하면서 동시에 행복을 더 키워나갈 수 있는 방법의 척도는 사회적 가치"라며 4가지 행동원칙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회사의 제도 기준을 관리에서 행복으로 바꿔 실제적인 시행과 적극적인 참여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핵심성과지표(KPI)의 사회적 가치 비중을 50%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구성원의 개념을 고객, 주주, 사회 등으로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경제적 가치 창출을 위한 최적화된 시스템에 인사하기, 칭찬하기, 격려하기 등 작은 실천이 더해진다면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광모 회장, 'LG만의 진정한 고객가치' 기준 제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고객'을 강조했다. 시장의 주도권을 갖고 있는 고객에게 선택을 받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우리는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직면해 있다. 최신 기술을 과시하는 제품과 서비스들이 연일 쏟아져 나오지만 정작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한순간에 사라진다"며 "LG가 나아갈 방향을 수없이 고민해봤지만, 결국 그 답은 '고객'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바로 우리 안에 있는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의 기본 정신을 다시 깨우고 더욱 발전시킬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LG만의 진정한 고객 가치'에 대한 세 가지 기준으로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것 ▲남보다 앞서 주는 것 ▲한두 차례가 아닌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 등을 제시했다.
◆신동빈 회장, 무한 경쟁 속 '비즈니스 전환' 방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무한경쟁 속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비즈니스 전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사업구조와 업무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혁신한다는 전략이다.
신 회장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중대하면서 올해 역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우리가 이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에 기반한 비즈니스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며 "디지털 신기술을 빠르게 습득하고 모든 경영 프로세스에 적용하는 것은 물론 이를 기반으로 우리 사업구조에 적합하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육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전략 재검토도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인구구조와 생활양식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주요 고객층과 특성 역시 변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를 면밀히 분석해 고객을 재정의하고 잠재고객을 발굴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