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업체 "수출 물량 내수로 돌리거나 아시아 국가에 판매"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유럽연합(EU)이 19일(현지 시간) 전 세계 철강제품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잠정 조치를 실행하면서 국내 철강 업체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제품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업계에 피해가 발생할 때 수입을 규제하는 조치다. 미국에 이어 EU까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해 국내 철강 업체들의 수출에 비상이 걸렸지만, 당장 수출 물량이 급감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U가 세이프가드 잠정 조치를 발동한 이유는 미국이 철강 관세 부과함에 따라 철강 수출국들 물량이 미국에서 EU로 이동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EU의 발표에 따르면 EU는 최근 3년간 EU로 수입된 평균 물량의 100%까지는 기존처럼 무관세로 수입하고 이를 넘는 물량에 25% 관세를 부과한다. 국가별로 물량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물량을 정하고 물량이 소진되면 그때 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국가별로 보장된 물량이 없어 특정 국가의 철강 수출이 증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EU에 철강 수출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EU 수출은 348만8000톤(약 3조 3000억 원)으로 전체 수출의 11%를 차지한다.
EU 수출 제품을 보면 냉연강판 16%, 아연도강판 21%, 자동차용강판 8%, 열연강판 17% 등으로 판재류 위주다. 57%가 강관인 미국 수출과 차이가 있다. 판재류 수출업체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의 비중이 크며 이들의 연간 출하량에서 EU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가량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당장 EU로 수출하는 물량이 급격하게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올해는 선계약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많아 업체들의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출하지 못한 물량은 내수로 전환하거나 아시아 국가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철강사들의 EU향 수출이 대부분 자동차와 가전 등 실수요향이라는 점에서 출하량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다만 국가별 쿼터(할당)가 아닌 글로벌 쿼터이기 때문에 수출 물량 가운데 어느 정도가 무관세 적용을 받게 될지는 불확실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방 연구원은 "올해 초부터 보호무역주의 확산이 철강산업에 대한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만 강관을 제외한 제품군에서는 아직 실질적 타격은 제한적"이라며 "보호무역주의가 한국 철강재의 주력 수출 지역인 동남아와 일본 등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