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애플이 지난 13일 공개한 '아이폰8'과 '아이폰X'을 놓고 부정적인 평가가 흘러나오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 먼저 출시된 '아이폰8'은 첫날 구매 대기 행렬이 사라지는 등 과거의 '아이폰' 신제품보다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야심작 '아이폰X'에는 기대만큼 혁신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애플의 시가총액은 신제품 공개 10일 만에 50조 원 이상 증발했다. 프리미엄폰 시장의 절대 강자인 애플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향후 스마트폰 대전 판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24일(美 현지 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 주가는 '아이폰' 신제품 발표 이후 10일 만에 5.6% 떨어졌다. 이에 따라 애플의 시가총액도 12일 8308억 달러에서 22일 7845억 달러로 하락해 463억 달러(약 52조5000억 원)가 사라지게 됐다. 올해만 30% 이상 치솟던 애플 주가가 신제품 공개 이후 하락세를 보이는 원인으로는 기대를 모았던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작 '아이폰X'이 비싼 가격(999달러)에 비해 혁신적이지 않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지난 10년간 혁신을 주도했던 애플은 이번에도 전작에서 볼 수 없었던 기능을 탑재하며 기대에 부응하려 노력했다. '아이폰X'에 '아이폰'의 상징과도 같은 홈버튼을 없앴고, 베젤을 최소화한 5.8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구현했다. 3만개 이상의 특징점을 추출해 얼굴을 인식하는 3차원(3D) 얼굴 인식 기술 '페이스ID'도 선보였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신통치 않다. '아이폰X'은 공개 후 'M자 탈모폰'이라는 혹평을 받았으며, 비장의 무기인 '페이스ID'는 공개 당시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의문을 갖게 했다.
'아이폰7'의 후속작 '아이폰8' 시리즈는 지난 22일 미국과 일본, 중국 등 1차 출시국에서 전격 발매됐지만, 과거와 같은 열띤 반응을 얻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의 반응이 눈에 띈다. 홍콩 언론 '명보'는 중국 전역의 매장에서 '아이폰8' 판매가 시작됐으나, 구매 대기 행렬이 없는 등 고객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는 제품을 사기 위해 밤을 지새운 고객들로 매장 앞이 가득 찼던 '아이폰7'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아이폰' 신제품에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많은 고객이 '아이폰8'을 외면하고 '아이폰X'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는 상황에서 '아이폰X' 양산이 늦어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아이폰X'에 대한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스마트폰 시장 판도가 크게 뒤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X'의 공급 차질은 경쟁 제품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궈밍치 KGI증권 연구원은 "'아이폰X'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공급 부족 현상이 빚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제품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 속에 공급 차질까지 일어난다면 애플엔 그야말로 악재 중 악재다. 이에 '아이폰X'의 공급 문제가 향후 스마트폰 대전의 큰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물론, 당초 우려를 깨고 '아이폰X'이 시장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아이폰X'의 사전 예약과 정식 출시 일정이 시장 우려와 달리 계획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현재 '아이폰X'의 하루 평균 생산량은 2만대 수준이지만, 다음 달부터는 하루 평균 60만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