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최재필 기자] '5·9대선' 사전투표가 4일 전국 3507곳의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사전투표가 대통령선거에서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전투표가 전체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 만큼 후보간 유불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진영 후보에게 유리하고, 낮으면 보수진영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게 중론이다. 상대적으로 투표 참여가 저조한 젊은 층의 투표율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보수-진보' 양자 대결 구도가 아닌 다자 대결 구도인만큼 각 후보들의 유불리를 예단할 수 없다.
◆사전투표, 전체 투표율 상승 견인…젊은 층 투표참여 증가시켜
과연 사전투표는 전체 투표율 상승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사전투표에 따른 수혜 후보는 누구일까.
사전투표의 영향력을 알아보기 위해선 과거 데이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전투표는 2013년 4·24재보궐선거에 첫 도입된 이래 올해 4·12재보선까지 총 8차례 실시됐다.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2014년 6·4지방선거와 지난해 20대 총선 등 두 차례 있었다.
2013년 4·24재보선과 같은 해 10·30재보선에서 사전투표율은 각각 4.9%, 5.5% 수준에 그쳤지만, 2014년 6·4지방선거에서는 11.5%로 두배 이상 늘었다. 당시 지방선거 투표율은 16년 만에 최고치인 56.8%를 기록했다.
지난해 20대 총선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보였다. 20대 총선 사전투표율은 12.2%였는데, 전체 투표율은 58.0%였다. 이는 2012년 총선보다 3.8%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게다가 사전투표의 비중이 전체 투표의 20%를 넘었다.
특히 사전투표로 젊은 층의 투표 참여가 크게 높아졌다. 20대 총선 투표율을 연령대별로 19대 총선과 비교해보면, 50대 이상은 별 차이가 없었으나 30대는 5%포인트, 20대는 11.2%포인트가량 증가했다. 사전투표가 전체 투표율 상승은 물론, 젊은 층의 투표 참여를 가져온 것이다.
◆사전투표 '젊은 고정지지층' 많으면 유리
그렇다면 이번 대선에서 사전투표의 최대 수혜 후보는 누구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최대 수혜자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의견이다. 사전투표 참여자 성향인 '고정지지층'과 '젊은 층 지지'를 모두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평론가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더팩트>에 "사전투표는 고정지지층이 있는 후보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고정지지층에게 투표할 수 있는 시간을 더욱 확대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며 "이번 대선의 경우 문재인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황 위원은 이어 "이번 대선은 촛불집회의 결과로 만들어진만큼 이를 주도했던 20~40대의 지지를 받는 문재인 후보가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관계자도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본선거에서 다른 유권자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다"며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진영이 유리하다는 속설에 따라 문재인 후보가 가장 큰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정지지층이 있는 홍준표·심상정 후보도 큰 손해는 없을 것"이라며 "고정지지층이 없는 안철수·유승민 후보가 수혜를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대선에서 사전투표는 4~5일까지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3507곳의 사전투표소에서 실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