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희의 골라인] 김병수 감독의 뷰티풀 풋볼, 드디어 K리그에 서다!

김병수 감독, 서울 이랜드 지휘봉 잡다! 김병수 감독이 서울 이랜드 사령탑에 오르며 프로 무대에 뛰어들게 됐다. 2010년 영남대 감독 시절 경주대와 친선 경기에서 선수들을 지휘하는 김병수 감독. /심재희 기자

대학 최고 명장, K리그에 뛰어들다!

[더팩트 | 심재희 기자] 축구팬들이 '그분'이라고 칭하는 지도자가 드디어 K리그 무대에 서게 됐다. '비운의 축구천재' 꼬리표를 떼고 대학축구 최고의 명장으로 자리매김한 그가 프로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서울 이랜드의 K리그 클래식 승격 염원이 명장의 도전정신 불꽃에 기름을 부었다. 영남대를 대학 최강으로 이끌었던 김병수(47) 감독이 서울 이랜드 지휘봉을 잡았다.

서울 이랜드가 김병수 감독의 선임(3년 계약)을 알린 9일 늦은 시간에 적지않은 축구팬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오랫동안 기다리고 기다렸던 김병수 감독의 프로행이 이뤄진 데 대해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축구팬들이 흥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김병수 감독이 펼치는 매력적인 축구를 좀 더 수준 높은 무대에서 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널리 잘 알려져 있다시피 선수로서 김병수 감독은 성공하지 못했다. 부상을 달고 다녀 재능을 꽃피울 수 없었다. 자기가 가진 것을 10%도 보여주지 못하고 선수 은퇴 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비운', '혹사' 등의 달갑지 않은 단어가 이름 앞에 수식어로 따라붙었다. 그렇게 별다른 전성기를 누리지도 못한 채 축구화 끈을 풀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몸은 말을 듣지 않았지만 머리는 살아 있었다. 흔히 말하는 '천재성'을 확실히 머릿속에 품고 지도자로서 또 다른 축구를 시작했다.

몇 차례 김병수 감독과 만나 축구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기억이 있다. 그 가운데 포항 2군 코치였던 2003년과 영남대 감독으로 활약한 2009년 늦은 시간까지 술잔을 기울이며 축구 이야기에 빠졌던 순간이 머리를 스친다. 그는 항상 생생한 장면으로 축구를 설명하며 듣는 사람의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선수 생활과 지도자 수업 시절, 그리고 감독으로서 팀을 조련하는 순간순간을 마치 눈앞에 보고 있는 것처럼 구체적으로 알려줬다. 그리 말을 잘하지도 않고 전문적인 설명을 곁들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축구'라는 공통분모 속에서 상대의 감동을 이끌어낼 줄 안다.

더 큰 감동은 그가 말하는 멋진 축구가 그라운드에서도 그대로 펼쳐진다는 사실이다. 패스의 기본과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더 강조하는 김병수 감독의 축구는 군더더기가 없고 깔끔하다. 그가 이끈 영남대는 팀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여 어떤 팀을 만나도 기복없이 실력을 보여줬다. 김병수 감독은 선수들의 기본을 확실히 잡아놓고 창의성을 길러 변수에 대비해 엄청난 경우의 수를 만들어낸다. 1대1보다 2대2, 3대3에 더 강한 팀으로서 영남대의 수준을 끌어올리며 주목 받았다. 팀 전체가 빠르고 간결하며 정확하다. 수준의 차이는 있겠지만, 김병수 감독의 축구를 본 사람들이 아스널이나 FC 바르셀로나를 떠올리며 '뷰티풀 풋볼'이라는 표현을 서슴없이 사용하는 이유다.

수 년 전부터 프로팀 감독 하마평에 오를 때 통화를 하면 항상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대학과 프로는 다르다.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겸손한 자세를 기본으로 자신감을 잃지 않으며 지도자로서 조금씩 성장한 김병수 감독이다. 그의 말처럼, 대학과 프로 무대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다. 성적에 대한 압박감도 프로가 대학보다 훨씬 더 심하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도 그의 전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앞선다. 자신이 뿌리내린 축구 스타일을 K리그에서도 펼쳐보일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선수로서 포기해야 했던 '뷰티풀 풋볼'을 지도자로서 실행한 김병수 감독. 성공을 속단할 수 없지만 벌써부터 '팬들을 감동하게 만드는 김병수 축구'에 대한 기대가 하늘을 찌른다. 김병수 감독의 '뷰티풀 풋볼'이 드디어 K리그 무대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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