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 유통업계, 얼어붙은 소비심리 살아나나?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되살아 날 수 있을지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황원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최순실 게이트’ 이후 꽁꽁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되살아 날 수 있을지에 대한 유통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9일 국회는 오후 3시 본회의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탁핵소추안을 재적의원 300명 중 299명 표결에 찬성 234표로 가결했다. 이로써 본격적인 탄핵 정국에 들어서게 됨에 따라 유통업계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의혹 이후 유통업계는 불황에 빠졌다. 연말 정기세일, 민관이 함께 대대적으로 추진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중국 광군제 등 연일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행사가 이어졌음에도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지 않았다.

실제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를 살펴봐도 전월 대비 6.1포인트 하락한 95.8을 기록했다. 이는 7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에 대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능, 빼빼로데이 등으로 최근 몇 년간 11월 매출이 나쁘지 않았는데 올해는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봐야한다”며 “연일 이어지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충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됐고, 각종 유통 행사가 국정 이슈에 묻히면서 매출이 부진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계속 이어진 경기불황에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한 달간 주말마다 광화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개최되면서 주요 백화점의 주말 실적은 역성장을 기록했다. 광화문 인근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은 5차 촛불집회일인 26일 매출이 11.1% 급락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같은 날 본점 매출이 5% 감소했다.

여기에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4일까지 진행된 백화점 겨울 정기세일 실적도 감소세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보다 0.7% 떨어졌으며, 현대백화점은 1.2% 감소했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겨울 옷 소비가 늘고 성탄절 등 연말 선물 준비로 실적이 오르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소비가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매출 역신장은 겨울 정기세일을 15일 이상 편성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업계는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데 따라 소비 심리가 안정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 정국이 매출에 영향을 미친 단 하나의 요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불확실성을 줄임에 따라 차근차근 소비도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었지만 장기화된 불황 등으로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아니다. 연말을 맞아 선물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매출이 오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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