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국감] "코너링" "김제동 영창" "젊은 것들" 말말말

이철성(왼쪽) 경찰청장은 6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감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아들의 운전병 특채 의혹과 관련 전날 코너링이 좋았다는 논란이 일자 운전을 잘한다고 해서 뽑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진은 6일 국감에서 증인 선서 중인 이 청장. /국회=이새롬 기자

[더팩트 | 서민지 기자]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도 지난 19대 국회와 다를 바 없었다.

국감은 파행을 거듭한 끝에 지난 4일 정상화 됐다. 정상화가 일주일 미뤄진 만큼 여야는 감사에 박차를 가했지만, 호통과 막말, '아니면 말고'식 의혹제기, 피감기관의 '황당 답변'과 '자료 제출 미루기' 등 구태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팩트>는 국감 시작부터 6일까지 쏟아진 주요 발언들을 정리해봤다.

◆ "우 수석 아들, 코너링이 좋아 운전병 선발"

백승석 서울지방경찰청 경위(당시 부속실장)는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감에서 이용호 국민의당 의원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아들의 '운전병 특채' 의혹에 대해 질의하자, "객관적으로 선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뭘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자세와 운전이 정말 남달랐다. 코너링이 굉장히 좋았고, 요철도 굉장히 스무스하게 잘 넘아갔다. 다른 대원들과 비교가 됐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과거 박종철 열사 때,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변명이래 가장 희한한 변명"이라면서 "수없이 많은 의경 지원자들이 밤새도록 코너링 연습을 하게 됐다. 변명을 해도 참 어이없는 변명들을 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철성 경찰청장도 6일 안행위 국감에서 "요즘 젊은 사람 중에 운전을 잘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우 수석 아들이) 운전을 잘한다고 해서 뽑은 것으로 본다"면서 "표현상의 문제로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운전병은 운전실력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지난 5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김제동 씨가 군사령관의 배우자를 아주머니라고 불렀다가 영창에 13일간 수감됐다고 한 내용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한민구(가운데) 국방부 장관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배정한 기자

◆ "김제동, 영창에 13일 간 수감"

5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부 국정감사에선 연예인 김제동 씨의 이름이 거론됐다.

백승주 새누리당 의원은 "군사령관의 배우자를 '아주머니'라고 불렀다가 영창에 13일간 수감됐다"고 말하는 김제동 씨의 영상을 공개한 뒤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아주머니'라는 호칭 하나만으로 영창에 가는 것이 가능한가"를 물었다.

한 장관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답했고, 백 의원은 "진위 여부를 가려야 할 것"이라며 김제동 씨를 일반증인으로 신청했으며 국방위는 7일 전체회의에서 '증인 채택 건'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김제동 씨 '영창 논란'과 관련, "군이 현재 영창기록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없다"면서 "복무기간을 확인한 것으로 보면 정확하게 18개월을 복무하고 소집해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 "남녀가 손 한 번 만졌는데, 왜 애 안낳느냐는 식"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4일 서울고검 산하 국감에서 야당이 청와대 비선실세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자 "남녀가 손 한번 만졌는데 애를 언제 낳느냐고 하는 식"이라고 반발했다.

야당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한 검찰의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지만, 여당은 아직 고발장 접수 단계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런 여당의 발언에 힘을 실으며 "엊그제 고발장을 냈는데 벌써 수사가 다 됐고 진상파악이 된 모양인데, 이렇게 성급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 시작에 앞서 증인 선서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남윤호 기자

◆ "국무회의에서 '이지메' 당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4일 서울시를 상대로 한 안전행정위원회 국감에서 홍철호 새누리당 의원이 '국무회의 출석률이 8%에 불과하다'고 하자 "큰 현안이 있어 몇 차례 참석했지만 전혀 소통이 안 됐다. 가서 말하고 또 말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재정 민주당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한 이유를 묻자, "청년 수당 문제를 두고 국무회의에서 이야기했지만,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나서서 거의 이지메(집단 괴롭힘)를 하다시피 했다. 조금이라도 듣고 경청하고 논의하려는 자세가 아니었다. 그래서 따로 대화 요청을 드렸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서울시를 상대로 청년 수당 정책을 비롯, "박 시장의 시정이 독단적"이라고 지적했다.

◆ "새파랗게 젊은 것들에게 수모"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지난달 30일 유은혜 민주당 의원이 이 원장의 선임에 정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거듭 제기하자, 국회 교문위 국감 중 화장실에서 비서에게 "내가 안 하고 말지. 이렇게 새파랗게 젊은 것들에게 수모를 당하고 못해 먹겠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 원장은 당초 "안 했다"고 부인했고,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 원장에게 "의원이 아닌 기자들에게 (발언을) 했다고 하세요"라고 조언 아닌 조언을 하는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들리기도 했다.

논란이 가중되자 이 원장은 "제가 나이를 먹어도 부덕하다. 잘못된 태도로 회의를 지연시킨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 원장의 '망언'은 6일까지도 회자됐다. 교문위원장인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여당의 증인 채택 반대를 비판하며 "정부와 새누리당의 국감 방해와 무력화로 국감을 못해먹겠다"고 언급했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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