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국회=오경희·서민지 기자] '협치'를 다짐했던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여야 대치로 파행을 빚고 있다.
국회는 26일부터 국정감사 일정에 들어갔으나, 새누리당이 지난 24일 야당 단독으로 가결한 김재수 농축수산식품부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에 반발해 '국감 보이콧'을 선언한 뒤 여야 간 대치 중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예정된 국감을 앞두고 의원총회를 열어 각 상임위원회에 불참하면서 '반쪽 국감' 진행을 예고했다.
같은 시각 정세균 국회의장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대책 마련을 위해 회동했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야2당 원내대표와 회동을 하고, "국회를 정상화할 의무가 내게 있지 않느냐. 반쪽 국정감사보다 새누리당을 설득해서 들어오도록 해야하지 않겠나. 국감을 2~3일 연기하는 것이 좋겠다. 두 원내대표가 각당에 가서 설득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회동 당시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불가'의 뜻을 표명했고, 박 원내대표 역시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원내대표는 회동이 끝나자마자 가장 먼저 회동장을 벗어났으며,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피했다.
다만 박 위원장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감 연기 가능성'에 대해 새누리당 의총 결과를 지켜보면서, 이날 국감이 예정된 국민의당 소속 장병완 산업통상자원위원장과 유성엽 교문위원장과 상의해 볼 뜻을 밝혔다.
현재 의총을 진행 중인 여당은 세종청사, 대법원 등 모든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오전 10시께 국회에서 열린 산자위원회도 야당만 참석한 가운데 개의했지만, 45분 후 곧바로 정회했다.
장병완 산자위원장은 "위원회마다 사정이 다르다. 교섭단체 간 협의가 필요하므로 지도부 간 이야기를 거쳐야 한다. 새누리당의 의총 결과를 기다려보면서 속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산자위는 오후 2시 30분께 속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더민주 소속 의원들은 강하게 반대하며, 위원장에게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했다. 산자위 간사인 홍익표 더민주 의원은 "국감은 일년에 한 번 국회에서 열리는 중요한 활동인데, 여당이 정치적 이유로 인해 참여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다. 여야 간 효율적 협의를 위해 일정시간 기다려야 하지만, 오늘 일정이 무산되면 다시 이 일정을 잡기 어렵기 때문에 무한정 기다릴 순 없다"고 강조했다.
박재호 더민주 의원도 "가능하면 시간을 정해서 기다리자. 30분이나 1시간 정도 시간을 준 후 다시 결정하는 방향으로 하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