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오경희 기자] 대선을 1년 3개월여 앞두고 잠룡들이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이들을 지원사격하는 지지자들의 모임, '팬클럽'들도 진열을 재정비하고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정치인들의 팬클럽은 아이돌 못지 않은 '팬심'으로 든든한 후원을 자처하는데요. 특히 유력 대선 주자일수록 팬클럼 활동이 두드러집니다.
정치인 팬클럽의 최초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한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이 활약했습니다. 현역 정치인 팬클럽 중 최대 규모(회원수 6만7000여명)는 박근혜 대통령의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로, 박 대통령의 지원군이 돼왔습니다.
2017년 대선을 코앞에 둔 최근에도 잠룡들의 팬클럽 활동이 활발합니다. 대표적으론 야권 유력 대권 후보군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팬클럽 '문팬'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지난 3일 회원 3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충남 서산 서해안청소년수련원에서 창립총회를 연 '문팬'은 '노란우체통''젠틀재인''문사모''문풍지대' 등 주요 4개 팬클럽을 하나로 일원화하고, 통합 카페지기를 선출했습니다.
총회에 참석한 문 전 대표는 "정치인은 인기를 먹고 산다고 한다. 문재인 팬클럽은 2009년 민정수석 시절 문사모로 시작한 것으로 안다"며 "문팬 가족들이 정치에 참여하고 난 후에 항상 힘이 되었다. 주저 앉으려하면 일으켜 세워주고 문팬 가족 덕분에 정치에 입문해 부산에서 국회의원 당선도 되었고, 야권 대선 후보로 제1야당의 대표가 될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문 전 대표뿐만 아닙니다. 지난 9일 사실상 여권 유력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팬클럽 '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 반딧불이(이하 반딧불이)'도 오는 11월 10일 창립대회 개최를 예고했습니다.
'반딧불이' 조직은 회장 1명과 서울·경기 8개 권역별 부회장단,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14개 광역시·도별 부회장단으로 꾸려질 예정이며, 위원장은 사단법인 한국다문화센터 김성회 공동대표가 맡았습니다.
야권 잠룡 후보군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에겐 '해피스'란 공식 팬클럽이 존재합니다. 해피스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1219 대선 찍고 해피 크리스마스, 해피 뉴 이어를 맞이하자'란 뜻으로 대학가에서 화제가 됐던 청춘콘서트 서포터즈가 SNS(사회관계만 서비스)를 중심으로 모여 만들었습니다. 당시 가입 회원만 5000여명에 이르렀습니다.
이 밖에 또 다른 야권 잠룡 후보군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박원순과 함께 꿈꾸는 희망세상', 안희정 충남지사는 '아나요' 등이 팬카페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 20대 국회 원내 유일한 진보정당인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팬클럽 '심크러쉬'는 지난 7월 24일 대규모 창단식 겸 팬미팅을 열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유명 정치인들의 지지자들이 팬클럽을 결성해 활동하는 것은 낯설지 않은 풍경입니다. 다만 때로 맹목적인 지지와 찬사보다 성장을 위한 애정어린 채찍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앞서 문 전 대표도 '문팬' 회원들에게 "요즘 SNS나 온라인 기사 댓글 등을 보면 살벌하고 무서울 때가 있다. 더민주 같은 동지들 간에도 서로 적대하고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제 SNS에서 선플 활동이 전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문팬부터 시작하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차기 대권은 '어느 팬클럽의 손'에서 탄생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