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란, '극적인' 페널티 스로 선방
[더팩트 | 심재희 기자] '이보다 더 짜릿할 순 없다!'
1972년생. 우리나라 나이로 어느덧 마흔다섯이다. '백전노장' 오영란이 '미친 선방'으로 한국의 연패를 끊어냈다.
임영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핸드볼대표팀은 11일(한국 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퓨처아레나에서 펼쳐진 네덜란드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하 리우올림픽) 여자핸드볼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32-32로 비겼다. 팽팽한 흐름 속에 후반 막판 뒤지며 흔들리기도 했지만, 오영란의 슈퍼 세이브에 힘입어 승점 1을 챙겼다.
한국으로선 심판들의 '석연찮은 판정' 계속 머릿속에 그려질 수밖에 없었다. 반칙 및 퇴장 선언에서 수 차례 아쉬운 판정을 받으며 리드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후반 막바지에 2~3점 차까지 뒤지며 패색이 짙기도 했다.
위기의 순간 오영란의 거미손이 빛났다. 오영란은 온 몸을 던져 네덜란드의 슈팅을 막아내면서 아쉬운 판정으로 힘이 빠진 한국이 완전히 무너질 뻔한 분위기를 걷어냈다. 오영란의 선방 속에 한국은 착실히 추격하면서 종료 4분 30초를 남기고 역전까지 성공했다.
승패의 갈림김에서 한국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32-32 상황에서 마지막 수비에 나섰고 상대의 슈팅을 오영란이 손으로 막아냈다. 그런데 주심의 휘슬리 길게 울렸다. 7m 페널티 스로. 또다시 우리쪽에 아쉬운 판정이 나오며 패배 위기에 몰리게 됐다.
실점하면 그대로 경기에서 그대로 지는 상황. 이번에도 오영란의 최후의 보루로 나섰다. 상대 페널티 스로를 선방하며 한국을 패배 위기에서 건져올렸다. 정확하게 방향을 예측하고 몸을 던져 배로 페널티 스로를 막아냈다. 한국에 소중한 승점 1을 안긴 '극장 선방'이었다.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멤버로 다섯 번째 올림픽에 나선 '베테랑 수문장' 오영란. 그의 '마흔다섯 우생순'은 현재진행형이다.
한편, 조별리그 성적 1무 2패를 마크한 한국은 13일 프랑스, 15일 아르헨티나와 승부를 펼친다. 이 두 경기를 모두 이겨야 조 4위까지 주어지는 8강행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