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이철영 기자] 친박계 맏형 서청원(8선, 경기 화성시갑) 새누리당 의원은 19일 8·9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전날 언론을 통해 공개된 최경환·윤상현 의원의 공천 개입 파문이 서 의원 불출마에 결정적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 의원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주변의 많은 권유로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고민한 것은 사실"이라며 "저의 결론은 지금은 제가 나서기보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줘야 할 때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는 당내 최다선으로 새로운 대표와 지도부에 병풍이 되어 드리겠다. 더 이상 전당대회 대표 경선 과정에서 제가 거론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 의원은 "당내 경선은 '당의 화합'과 '치유'의 장이 되어야 한다"며 "새로운 갈등의 씨앗을 심는 경선이라면 정권 재창출은 불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의도 정가에서는 서 의원의 당 대표 경선 불출마 선언은 "후배에게 기회를 주는 것"보다 전날 공개된 최·윤 의원의 공천 개입 녹취록 공개 때문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녹취록에서 서 의원의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한 김성회 전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기라고 압박한 내용이 담겼다. 또, 녹취록에는 서 의원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녹취록 공개 파문이 일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친박계는 서 의원의 출마를 바랐다. 서 의원 역시 친박계의 출마 요청이 이어지자 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이나 여의도 정가에서는 서 의원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했다. 하지만 최·윤 의원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친박계 맏형인 서 의원의 출마도 결국 무산했다.
서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 최대 세력인 친박계는 당권을 비박계에 내줄 가능성이 더욱더 커졌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주영 의원과 이정현 의원이 당 대표 경선 출마에 나섰지만, 이번 녹취록 파문으로 국민적 비난이 거세진 상황을 볼 때 당권을 가져가기엔 무리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주영 의원은 범(凡) 친박계로 계파색이 옅다. 또, 이정현 의원의 경우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개입 의혹 당사자라는 점도 부담이다. 그동안 소문처럼 돌던 친박계의 공천 개입은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기정사실로 드러나면서 서 의원을 물론 친박계를 향한 비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이번 녹취록 파문으로 친박계는 사실상 와해할 것으로 본다. 이런 파문이 일었는데도 아무 일 없다는 듯 행동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당 이미지에도 심각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논란이 이어질 경우 내년 정권 재창출은 물 건너간다고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18일 종합편성채널 'TV 조선'은 최·윤 의원이 총선 당시 수도권 출마를 선언한 김성회 전 의원에게 출마 지역 변경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통화 녹음을 공개했다.
지난 1월 말 윤 의원은 김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빠져야 된다. 형. 내가 대통령 뜻이 어딘지 알잖아. 형 거긴 아니라니까. 경선하라고 해도 우리가 다 (후보로) 만들지. 친박 브랜드로 '친박이다. 대통령 사람이다' 서청원 최경환 현기환 의원 막 완전 (친박) 핵심들 아냐라고 말했다"고 해당 매체는 밝혔다.
최 의원은 김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그렇게 해요. 사람이 세상을 무리하게 살면 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잖아. 자꾸 붙을라고 하고 음해하고 그러면 XXX도 가만 못 있지"라며 지역구를 옮기라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