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처벌과 무관하게 김상현은 팀 징계를 면할 수 없게 됐다. 조범현 kt 감독은 "김상현은 임의탈퇴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상현은 사실상 시즌 아웃됐다.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되면 그날부터 1년 동안 그라운드에 뛰지 못한다. 1년 뒤에도 원 소속구단이 임의탈퇴를 해제하지 않으면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구단 동의 없이는 이적도 불가능하다. 방출을 의미하는 웨이버 공시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2군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2군 신화'를 썼던 김상현이었기에 이번 사건은 더욱 팬들의 실망을 자아내고 있다.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0년 드래프트 2차 6순위로 연고 팀인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에 입단한 김상현은 프로 데뷔 첫해 뚜렷한 성적을 남기지 못하고 이듬해 LG 트윈스로 트레이드됐다. 하지만 두 번째 팀에서도 거포 잠재력은 좀처럼 폭발하지 못했다. 2군에서 묵묵히 땀을 흘렸으나 기회는 없었고 2009년 떠밀리듯 KIA로 다시 트레이드됐다.
김상현은 이를 '악'물었다. 친정팀에 돌아온 이후 최희섭과 함께 'CK포'를 구축하며 36홈런 127타점을 작성하며 팀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홈런, 타점왕에 올랐고, 페넌트레이스 MVP까지 석권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듬해 무릎 부상으로 고전했으나 79경기에서 21홈런을 쏘아 올리며 녹슬지 않은 장타력을 뽐냈다.
전성기는 길지 않았다. 2011년부터 또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결국 2013년 SK 와이번스를 거쳐 2015년 kt로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이대로 커리어를 끝낼 것 같았으나 김상현은 무너지지 않았다. 지난해 타율 2할8푼 27홈런 88타점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데뷔 17년 만에 찾아온 첫 번째 FA 자격을 얻었고 kt와 계약 기간 3+1년, 계약금 8억 원 포함 총액 최대 17억 원 계약을 맺었다. 2009년 '김상사 모드'로 돌아온 김상현이었다.
하지만, 한순간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으로 김상사는 그간 쌓았던 신뢰와 명예를 내려놓게 됐다. 2군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오로지 노력 하나로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갔던 김상현. 그가 그렸던 신데렐라 스토리는 '새드 엔딩'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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