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의원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 10조원, 법률위반 드러나"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보도자료에서 한국은행법·은행법·중소기업은행법을 위반했거나 법률적 근거가 부족해 자본확충펀드 설립에 절차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임영무 기자

[더팩트 | 서민지 기자] 정부가 11조 원 규모의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자본확충펀드)를 구성하기로 한 가운데, 발권력을 동원키로 한 한국은행(이하 한은)의 10조 원 지원 과정에서 단계마다 심각한 법률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가 지난 8일 관계기관 합동(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해양수산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으로 발표한 '산업·기업 구조조정 추진계획 및 국책은행 자본확충방안'에서 '자본확충펀드' 설립 계획을 검토한 결과, 한은법·은행법·중소기업은행법을 위반했거나 법률적 근거가 부족해 '자본확충펀드' 설립에 절차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10조 원을 자본확충펀드 특수목적회사에 지원하는 구조를 단계별로 보면 ①캠코가 설립한 자본확충 펀드가 10조 원 규모의 신용증권(약속어음)을 발행하면 ②신용보증기금은 이 신용증권에 대한 지급보증을 하도록 돼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한은은 10조 원 규모의 보증 여력이 없는 신용보증기금에 5천억 원을 '출연'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어 ③기업은행이 신용보증기금이 보증한 자본확충펀드 특수목적회사의 10조 원 규모 신용증권을 매입하고, ④한은은 기업은행이 제출한 특수목적회사의 신용증권을 매입해 10조 원을 기업은행에 대출해 주면 ⑤기업은행이 한은으로부터 대출받은 10조 원을 자본확충펀드 특수목적회사에 재대출하게 돼 있다.

김 의원은 한은의 자본확충펀드 10조원 참여 과정에서 각 단계별로 세 가지 중대한 법률적 문제를 꼬집었다./김영주 의원실

하지만 김 의원은 한은의 자본확충펀드 10조 원 참여 과정에서 단계별로 세 가지 중대한 법률적 문제를 꼬집었다. 세 가지는 '▲한은이 신용보증기금에 5천억 원을 '출연'(②)하게 돼 있는데, 이는 한은법 등 관련 법률에 근거하지 않는다. ▲한은은 기업은행이 제출한 자본확충펀드 특수목적회사의 신용증권을 매입해 10조 원을 기업은행에 대출(④)하게 돼 있는데 이 역시 한은 규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 ▲마지막 단계인 기업은행이 한은으로부터 대출받은 10조 원을 자본확충펀드 특수목적회사에 재대출하는 과정(⑤)에도 중대한 법률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한은은 위 세 가지 항목에 대한 명확한 법률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한은이 신용보증기금에 5천억 원을 '출연'하는 데 대한 법률적 근거로, 한은법 1조 2항에 '한은은 통화신용정책을 수행하면서 금융안정에 유의하여야 한다'고 돼 있는 점을 거론하며 금융안정이라는 "설립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직·간접적으로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공익적인 행위를 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한은법 1조 2항은 기관의 목적조항으로 한은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행위는 한은법에 구체적인 법률 조문으로 명시돼 있다. 예를 들어 한은법 1조 2항의 실현을 위해 한은법 28조는 통화신용정책을 수행하기 위해 한은이 할 수 있는 행위 20가지가 나열돼 있는데 '출연' 행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부와 한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가 내놓은 자본확충펀드 자금조달의 단계마다 중대한 법률적·절차적 문제점이 발견됐다"면서 "한은이 10조 원의 발권력을 동원하는 데 법률적 근거조차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것은 한은이 정부에 입김에 휘둘린 결과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김 의원은 "기획재정부가 지난 8일 발표한 자본확충펀드 발표자료(1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 개최)를 보면 '지난 5월부터 정부와 한은 간 긴밀한 협의를 진행'했다고 돼 있다"면서 "지난해 산업은행이 청와대 서별관회의에 불려간 것처럼 이번에는 정부와 한은이 밀실에서 10조 원 발권력 동원 안을 만든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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