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재근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 '최하위'에서 벗어나기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와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 양사 간 '순위 다툼'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최근 몇 년 동안 경쟁사 대비 부족한 라인업에 대한 지적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으며 실적 부진에 발목을 잡혀 왔지만 올해만큼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쌍용차는 자사 최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 르노삼성은 중형세단 'SM6'를 시장에 내놓으며 호각지세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3월 판매실적에서 우위를 보인 쪽은 르노삼성이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국내 시장과 국외시장에서 각각 1만235대, 1만4002대를 판매 모두 2만4237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쌍용차를 제치고 업계 4위에 올랐다.
르노삼성의 '탈꼴찌'를 가능하게 한 일등공신은 단연 'SM6'다. 전달인 지난 2월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량은 4263대로 업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당시 쌍용차의 내수 판매량은 6982대였다.
그러나 'SM6'의 판매가 본격화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르노삼성의 6번째 신규 라인업으로 출시된 'SM6'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6751대가 판매됐다. 이는 회사의 전체 국내 시장 판매량의 66%에 달하는 수치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SM6'의 선전에 힘입어 회사의 지난달 내수 판매 실적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70.5%, 전월 대비 140.1% 늘었다"라며 "'SM6'가 수입차로 발길을 돌리던 30대~40대 구매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판매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달 간발의 차이로 르노삼성에 '4위' 자리를 내준 쌍용차는 새로운 '구원투수'로 '티볼리 에어'를 내세우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쌍용차는 지난달 국내시장에서 모두 9069대를 판매했다. 1만 대를 넘어선 르노삼성에는 못 미치는 기록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7719대) 대비 17.6% 오른 수치다.
쌍용차의 지난달 판매 실적을 주도한 모델은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다. '티볼리' 브랜드의 판매량은 4797대로 같은 기간 회사 전체 내수 판매량의 52%가량을 차지했다. 수출 물량에서도 '티볼리'는 2428대를 기록하며 전체 판매대수(3941대)의 절반을 훨씬 웃도는 61%를 차지했다.
특히, '티볼리'의 롱보디 모델인 '티볼리 에어'는 지난달 초 출시 이후 지난 8일 영업일 기준 일 평균 180대~200대의 계약 건수를 이어가며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계약 건수 5100여 대를 기록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 에어'는 기존 '티볼리'와 판매 간섭 없이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며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준중형 SUV 모델의 수요가 점점 확대되고 있는 만큼 '티볼리 에어'의 판매량 역시 점차 늘어날 것"고 밝혔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고급 유럽 세단을 표방하는 'SM6'와 소형 SUV '티볼리'는 직접 비교가 가능한 모델은 아니지만, 양사 모두 '신차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신차가 나올 때까지 개발과정에서부터 신차가 출시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분간 양사가 공격적인 '신차 마케팅'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