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마샬+데파이+etc=7 vs 호날두=11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극심한 골 가뭄에서 탈출하지 못하며 볼프스부르크 원정에서 패배를 떠안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며 UEFA 유로파리그로 향하게 됐다. 골을 넣어야 승리를 챙길 수 있는 축구에서 빈곤한 득점력에 발목 잡힌 맨유의 탈락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다.
맨유가 두 시즌 만에 복귀한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조별리그 문턱에서 좌절했다. 9일(한국 시각) 독일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펼쳐진 VfL 볼프스부르크와 2015~2016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6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 맨유(승점 8)는 같은 시각 CSKA 모스크바를 2-1로 제압한 PSV 에인트호번(승점 10)에 밀려 조 2위를 헌납하고 쓸쓸히 UEFA 유로파리그 32강에 합류하게 됐다.
공수에서 힘을 잃은 맨유였다. 마샬의 선제골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으나, 주축 선수들의 부상 결장이 뼈아팠다. 필 존스, 마르코스 로호, 루크 쇼가 빠진 포백은 헐거웠고, 공격진은 웨인 루니의 결장에 한계를 드러냈다. 루니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맨유는 이날 '원톱' 앤서니 마샬을 필두로 멤피스 데파이-후안 마타-제시 린가드를 전방에 배치했다.
출발은 좋았다. 마샬이 전반 10분 만에 마타의 도움을 선제골로 작렬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수비 집중력 부족으로 연달아 골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하자, 성급해진 맨유는 파상공세를 펼쳤으나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무엇보다 결정력이 부족했다. 슈팅 수 16-10으로 우세했고, 골문으로 향한 슈팅 역시 4-3으로 앞섰다. 하지만 자책골을 제외하면 맨유가 터뜨린 골은 단 1골에 불과했다. 2개의 슈팅을 모두 유효 슈팅으로 연결해 1골을 터뜨린 마샬이 있었으나 부족한 경험은 '옥에 티'였다. 후반 2-3으로 뒤진 후반 42분 문전에서 절호의 기회를 잡았으나 헛발질에 그치며 통곡했다. '믿음직한' 공격수가 그리웠던 맨유다.
사실, 맨유의 '골 가뭄'은 조별리그 내내 발목을 잡았다. 6경기에서 7골을 작성하는 데 그쳤다. 경기당 한 골을 겨우 넘은 셈이다. 조별리그 1, 2위를 기록한 볼프스부르크(9골), 에인트호번(8골)에 뒤처진다. 이번 볼프스부르크전에서 처음으로 두 골 이상을 터뜨렸고, 나머지 경기에선 무득점이거나 한 골을 기록하는 데 머물렀다. 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1골)가 기록한 득점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루이스 판 할 감독 체제에서 '명가재건'을 노리고 있는 맨유. 하지만 공격수들의 부진이 아쉽기만 하다. 데파이-마샬-루니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합작한 득점은 단 4골(플레이오프 제외). 득점으로 승패가 갈리는 축구에서 '골 가뭄'에 시달린 맨유의 유로파리그행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