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나의 귀신님' 임주환, 대체불가 최경장의 서늘한 존재감
조정석의 달콤한 매력의 빠져서 잊고 있었다. 그간 임주환이 '오나귀'에서 보여준 남다른 카리스마를. 그리고 임주환이란 배우의 대체불가 존재감을 말이다. 하지만 종영을 한 회 앞둔 '오 나의 귀신님' 15회는 오롯이 임주환을 위한, 임주환이 만든 독무대와 같았다.
21일 오후 방송된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연출 유제원, 극본 양희승)에선 자기 죽음에 얽힌 뺑소니 사건 경위을 알게 된 신순애(김슬기 분)와 빙의한 악귀를 마주한 최성재(임주환 분)의 극단적인 선택이 전파를 탔다.
신순애는 자기 죽음이 최경장으로부터 비롯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본인이 처녀 귀신이라 승천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던 최순애지만, 평소 오빠처럼 따르던 최성재의 손에 잔인하게 살해돼 구천을 떠돌았던 것.
진실이 모두 밝혀진 뒤 최성재 또한 위기감을 느낀다. 그는 결국 최후의 선택으로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고 나봉선(박보영 분)을 납치하기에 이른다.
허브농장 주위에 있는 보육원으로 나봉선을 끌고 간 최성재는 나봉선을 남몰래 감금한 뒤 주위 반응을 살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최 경장님, 은희 언니와 셰프를 생각해서라도 자수하라"는 나봉선의 목을 조르는 등 잔인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잔인한 최성재도 유일하게 감정이 동요되는 순간이 있었다. 바로 아무것도 모른 채 자신을 걱정하는 아내 강은희(신혜선 분)와 나눈 전화통화. 강은희는 최성재의 미심쩍은 행동에도 남편을 걱정하며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 편이다"라며 최성재를 걱정했고 최성재는 본인 때문에 평생 다리를 잃고 살아가야 하는 아내의 따뜻한 말에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결국, 최성재가 나봉선을 납치해 이루려던 야심찬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귀신을 볼 줄 아는 나봉선은 보육원 귀신의 도움으로 강선우(조정석 분)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렸고 숨 막히는 카체이싱까지 벌이며 따라오는 강선우 탓에 나봉선을 내줬기 때문.
이후 아무도 없는 곳으로 피신한 최성재는 결국 끈질기게 뒤를 밟은 신순애와 서빙고 보살(이정은 분) 손에 잡히고 말았다. 서빙고 보살은 최성재에게 끈질기게 달라붙었고 그의 몸에 붙은 악귀를 떼어내고자 온 힘을 다했다.
육탄전을 벌이던 순간, 최성재의 몸에 오랜 시간 붙어있던 악귀가 분리됐다. 최성재는 잠시나마 악귀에게 자유로울 수 있었고 짧은 찰나였지만, '인간 최성재'로 돌아온 그는 그간 자신에게 따뜻한 애정을 줬던 아내와 강선우, 자신이 죽인 신순애와 동료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눈 앞에 있는 흉측한 악귀의 모습에 눈물만 흘렸다.
하지만 악귀는 숨돌릴 순간도 허락하지 않았다. 악귀는 곧바로 최성재의 몸으로 빙의했다. 결국 악귀와 한몸일 수 밖에 없는 최성재는 허탈한 표정으로 최순애와 서빙고 보살을 바라보며 자신의 몸을 내던져 자살을 선택했다.
이날 최성재 역의 임주환은 신순애를 잔인하게 죽인 사이코패스 캐릭터를 시작으로 자신의 내면에 함께 한 악귀를 직접 마주한 평범한 '인간 최성재'까지 섬세한 연기력으로 밀도 있게 녹여내며 상당한 흡인력을 뽐냈다.
종영을 한 회앞둔 '오 나의 귀신님'에서 최성재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비극을 택했다. 종영을 통해 각각의 캐릭터가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안녕을 고할지 그간 프로그램을 애정으로 시청한 이들의 눈과 귀가 한 곳에 집중되고 있다.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amysu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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