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의 '롯데 원 리더'꿈, 광윤사 장악이 관건...열쇠는 신격호 손에

롯데家 경영권 분쟁 종결 아직 신동빈(왼쪽)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귀국한 가운데 재계 안팎에선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보유중인 광윤사 지분이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어떻게 배분될 지에 따라 형제의 난이 새로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본다. /더팩트DB

일본 출국 일주일 만에 지난 20일 귀국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향후 신 회장의 경영 동선이 반(反) 롯데 정서를 가라앉히면서도 향후 또 다른 분쟁의 씨앗이 될 ‘광윤사’를 아버지로부터 물려받기 위한 ‘노력’에 집중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광윤사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1/3을 보유한 주요 주주로 양국 롯데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다.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해 그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신동빈 회장 등 오너 일가 4명이 지분 99%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까닭에 신 총괄회장이 보유 광윤사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그 처리방향에 대한 일종의 '경영 지시서'가 존재하는 지가 롯데안팎에서 또 다른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 총괄회장이 재산 상속의 일환으로 이미 광윤사 지분 처분내용을 담은 '경영 지시서'를 작성했다는 말도 나도나 확인은 되지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이 '경영지시서'가 존재한다면 그 내용에 따라 롯데가의 '형제의 난'이 결정적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내다본다.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양국 롯데그룹의 원 리더를 확정지은 신동빈 회장이 20일 귀국했다. /남윤호 기자

◆귀국 신동빈 회장, 경영 정상화 총력

신 회장은 지난 17일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양국 롯데그룹의 ‘원 리더’가 본인임을 사실상 확정짓고 20일 귀국했다. 13일 출국 이후 꼬박 일주일만이다.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신 회장은 봇물 터지듯 쏟아진 질문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유일하게 “네”라고 대답한 질문은 ‘이번 주총 결과에 대해 신 총괄회장이 알고 있는지’ 정도였다.

재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일 벌인 신동주·동빈 형제의 만남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신 전 부회장이 주주총회에서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완패’한 만큼 소송 등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화로 풀기 어려울 정도의 앙금이 쌓여 화해는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신 회장은 일본기업 논란으로 확산된 반(反) 롯데 정서를 가라앉히는 동시에 경영 정상화를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실제 지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이후 도쿄에 머물면서 일본 계열사 현황 등을 보고받으며 경영 정상화를 위한 행보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지배구조 정점에는 광윤사가 있으며 이 회사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그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신동주 전 부회장, 신동빈 회장 등 오너 일가 4명이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다. /더팩트DB

◆신동빈 회장, '원 리더' 위해 광윤사 차지해야

이와 함께 양국 롯데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광윤사’ 주인 자리를 놓고 치열한 물밑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까닭에 광윤사 최대주주로 알려진 신 총괄회장 '경영 지시거'존재여부가 또 다른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신격호 총괄회장 일가→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L투자회사→호텔롯데→기타 계열사’ 순으로 연결돼 있다.

문제는 광윤사가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는 것이다. 롯데그룹 산하 정책본부가 정부와 국회 등에 보낸 대외비 자료에도 ‘신 총괄회장과 그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신 전 부회장, 신 회장 등 오너 일가 4명이 지분 99%를 보유한 포장지 회사‘ 정도만 언급, 상세한 지분율은 밝혀지지 않았다.

재계 안팎에서는 신 총괄회장이 50%, 시게미쓰 하츠코 20%. 신동주·동빈 약 15% 정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경영권 분쟁은 신 총괄회장이 광윤사 보유 지분을 장남과 차남 혹은 제 3자에게 어떤 비율로 물려주느냐에 따라대단원의 막을 내릴 소지가 크다. 신 전 부회장이 부친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 겸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롯데호텔 34층에 주로 머무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게 주위 시각이다.

이밖에 일본 롯데홀딩스 지배구조는 광윤사, 종업원지주, 계열사가 각 3분의 1씩 갖고 있다. 신 회장은 1.4% 정도며 신 전 부회장은 2% 안팎을 보유하고 있다.

또 롯데그룹 산하 정책본부가 정부에 보낸 정부와 국회 등에 보낸 대외비 자료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가 L투자회사들 지분을 100% 갖고 있다.

결과적으로 신 회장이 위태로울 때 돌아설 수도 있는 ‘종업원지주와 계열사’ 보단 광윤사를 정복해야 더욱 안정적인 ‘원 리더’ 구조가 확립된다는 게 재계 관측이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호텔롯데의 상장 추진과 지배구조개선 테스크포스팀(TFT) 구성, 사회공헌 활동 등 윤곽이 나오면 발표할 예정이다”며 “신동빈 회장도 경영 정상화를 위해 현장을 직접 방문할 것이다. 다만 정확한 일정을 밝힐 수 없다. 최근 잦은 노출로 인해 내부적으로도 조용히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정위에 제출한 롯데그룹 계열사 현황 자료에 광윤사 지배구조 포함 여부는 밝힐 수 없다. 정부에 보내는 공문을 회사 측에서 말하긴 힘들다”면서도 “다만 요구안에 대해 최대한 협조해 자료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이 2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지분구조 자료에 신동주 전 부회장과 관련된 내용은 제외됐다. 그가 개인 정보 공개를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달 초 공정위는 ▲신격호 총괄회장 및 특별관계자의 해외 계열사 주식소유 현황 ▲해외 계열사의 회사별 주주 현황(주주별 주식수·지분율)과 임원 현황 ▲해외 계열사의 타 회사(국내·해외 회사 포함) 주식소유 현황 등의 자료를 요구했다. 이를 통해 광윤사 지배구조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더팩트 | 변동진 기자 bdj@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