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긱스 한 서린' 웨일스, 58년 만에 메이저 대회행 '성큼'

좋았어. 가레스 베일이 29일 열린 이스라엘전을 승리로 이끈 뒤 손뼉 치고 있다. / 웨일스축구협회 페이스북

웨일스 축구, 메이저 대회 진출?

영국 연방 가운데 변방으로 통한 웨일스 축구가 58년 만에 메이저 대회에 출전할 꿈에 부풀어 올랐다. '전설' 라이언 긱스(41)도 현역 시절 단 한 번도 이루지 못한 장벽이다. 58년 만에 이 장벽을 뛰어넘어 신화 창조를 노린다.

웨일스는 29일(이하 한국 시각) 하이파에서 열린 이스라엘과 유로 2016 예선 조별 리그 B조 원정 5차전에서 3-0으로 이겼다. 5경기 연속 무패(3승 2무) 행진을 달린 웨일스는 승점 11로 조 1위로 뛰어올랐다. 웨일스는 한 경기를 덜 치른 이스라엘(승점 9)과 벨기에(승점 8)에 앞섰다. 7득점 2실점의 균형 있는 공수 능력을 보였다. 벨기에의 독주를 예상한 조 판도에 새로운 변화를 가하며 우뚝 섰다.

모두 잘했어. 웨일스 선수들이 29일 이스라엘전에서 함께 모여 환호하고 있다.

그간 메이저 대회 진출은 웨일스 축구의 오랜 꿈이었다. 세계 최고의 왼쪽 공격수로 불린 긱스도 1991~2007년까지 대표팀에서 활약했으나 번번이 조별 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월드컵, 유로 대회 문턱에서 좌절했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는 물론 북아일랜드에도 밀리며 영연방 최약체로 불렸다. 선수 대다수가 잉글리시 무대에서 활약했으나 확실한 구심점 임무를 소화할 선수가 없었다.

약체를 벗어나지 못한 웨일스 축구는 지난 1958 스웨덴 월드컵 이후 메이저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당시 스웨덴, 헝가리, 멕시코와 같은 조에 속해 3무로 8강에 오른 웨일스는 브라질에 0-1로 패하며 8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후 황금기가 계속되는가 싶었으나 무려 57년간 메이저 대회에 진출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팬 성원에 이겼어요 웨일스 선수들이 29일 이스라엘전을 끝낸 뒤 팬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황금 세대가 탄생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웨일스 돌풍의 주역엔 단연 가레스 베일(25·레알 마드리드)이 있다. 이스라엘전에서도 멀티골을 폭발하며 가공할만한 위력을 뽐냈다. 베일은 조별 리그 5경기 모두 출전해 팀의 절반이 넘는 4골을 터뜨렸다. 이밖에 아론 램지(24·아스널), 조 앨런(24·리버풀), 에슐리 윌리엄스(30·스완지 시티) 등이 공격과 수비에서 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유럽 내에서도 경쟁력 있다.

웨일스 축구가 긱스의 한이 어린 메이저 대회 진출을 목전에 뒀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은 만큼 속단할 수는 없으나 이번 유로 2016부터 기존 16개 팀에서 24개 팀이 출전하는 만큼 참가 가능성이 한층 높다. 조별 리그 상위 2개 팀이 대회에 직행하고 3위도 플레이오프로 대회에 참가할 길이 있다. 웨일스 축구가 58년 한을 털어버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김광연 기자 fun350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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