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국제시장' 이데올로기 함의…선전영화로 사용될 수 있어"
[더팩트 | 김민수 인턴기자] 영화 '국제시장'이 정치적 진영논리에 함몰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몇몇 유명인들이 '국제시장'을 평가 절하한 것에 대해 한 기자가 반론을 펼쳤다.
세계일보 김용호 기자는 28일 <'국제시장'이 선동 영화라는 허지웅..'미생'보다 현실적인데>라는 칼럼에서 영화평론가 허지웅이 국제시장을 선동영화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 언급했다.
김 기자는 '(허지웅이)'국제시장'을 보면 아예 대놓고 '이 고생을 우리 후손이 아니라 우리가 해서 다행이다'라는 식이거든요. 정말 토가 나온다는 거예요. 정신 승리하는 사회라는 게"라고 이야기한 부분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적었다.
실제 허지웅은 지난달 26일 트위터에 "더 이상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 시니어들의 문제가 다루어져야 마땅한 시점에 아버지 세대의 희생을 강조하는 '국제시장'의 등장은 반동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해 '국제시장'을 거세게 비판한 바 있다.
허지웅의 주장에 반론의 뜻을 나타낸 김 기자는 '오히려 국제시장을 보면 정치적이 요소를 떼어놓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면서 '(국제시장 제작진 측이) 파독 광부를 다루면서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전혀 언급하지 않은 사실과 진보성향의 배우 정진영을 캐스팅한 것'을 두고 정치적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허지웅이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미생'에 대해 "기성세대의 관료제 시스템이 왜 존재했는지에 대해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며 "구세대와 신세대를 통합하게 해준다"라고 칭찬한 것을 언급하고는 '그런데 구세대와 신세대가 이해하기 위해서는 국제시장도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치열하게 노력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영화 국제시장 속 메시지가 정부에 대한 불만만을 폭발시키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부디 진지하게 전달됐으면 좋겠다'며 글을 마쳤다.
허지웅 외에 '국제시장'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인물로는 유명 영화평론가 듀나와 팝칼럼니스트 김태훈이 있다.
듀나는 지난달 27일 트위터에 "국제시장 봤는데 서독 파트까지는 그럭저럭 봤지만 베트남, 이산가족 찾기 파트는 불편하더군요"라며 "역사를 다루면서 역사에 대한 아무런 생각이 없는 거죠"라고 수위 높게 비판했다.
김태훈 또한 최근 방송에 출연해 '국제시장'에 대해 "나이 든 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를 또 영화로 볼 것까지야…"라는 평을 내리며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국제시장'은 195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아버지를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관객들 역시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감동적인 영화'라는 호평이 있는 반면 '아버지 세대 미화하는 영화'라는 반론 또한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