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씨네리뷰] '호빗: 다섯 군대 전투', 16년 대장정…화려한 마침표

17일 개봉하는 피터 잭슨 감독의 판타지 영화 호빗: 다섯 군대 전투/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골룸, 레골라스, 호빗, 간달프…'

구부정한 자세로 앉아 '마이 프레셔스'를 읊조리는 괴물, 골룸을 모르는 이가 얼마나 될까? 찰랑거리는 금발, 화려한 활솜씨를 자랑하는 요정 레골라스를 모르는 이는 또 얼마나 될까?

지난 2001년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를 시작으로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2002년),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2003년)에 이어 '호빗: 뜻밖의 여정'(2012년)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2013년)까지. J.R.R 톨킨의 판타지 소설을 스크린에 실감 나게 옮긴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과 '호빗' 시리즈는 할리우드에서 마이너 장르에 불과했던 판타지물을 당당히 메이저 자리에 올리는 혁혁한 공을 세웠고 '판타지 블록버스터'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리고 수많은 스타도 배출했다.

그런 피터 잭슨 감독의 '반지의 제왕'과 '호빗' 시리즈가 드디어 마침표를 찍는다. 모든 시리즈의 연출과 시나리오를 맡았던 피터 잭슨 감독이 작품을 기획했던 것부터 합하자면 16년이란 오랜 대장정의 마무리라 더욱 의미가 깊은 작품이다. 17일 개봉하는 영화 '호빗: 다섯 군대 전투'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01년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를 시작으로 17일 개봉하는 호빗: 다섯 군대 전투로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는 피터 잭슨 시리즈./영화 포스터

'호빗'시리즈는 피터 잭슨 감독이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공개하는 작품이지만, 이야기 순으론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프리퀄(원작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이다. 이번 시리즈는 '반지의 제왕'에서 반지 원정대로 출연한 호빗족 프로도(일라이저 우드 분)의 삼촌 빌보 배긴스(마틴 프리먼 분)가 주인공이다.

'호빗: 다섯 군대 전투'는 전편 '스마우그의 폐허'에 이어 스마우그(베네딕트 컴버배치 분)가 호수 마을을 무참하게 공격하는 장면으로 강렬하게 막을 연다. 갑작스러운 스마우의 습격으로 불바다가 된 마을은 한순간에 아비규환으로 변하고 그 가운데서 탐욕으로 가득 차 보물을 배에 싣고 도망가는 이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처절한 어머니까지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주며 평화가 끝났고 악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예고한다.

스마우그의 습격으로 폐허가 된 호수 마을. 결국 인간들은 새로운 터전을 찾기위해 외로운 산으로 떠난다./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그래도 희망은 있다. 언제나 그렇듯 '악의 축' 스마우그와 맞서는 용감한 영웅은 있기 때문. 바로 인간족 바드(루크 에반스 분)다. 어린 딸과 아들을 지키기 위해 누구도 맞서지 않으려는 거대한 용 스마우그에게 맞선 바드는 특유의 기지로 스마우그를 보기 좋게 때려눕힌다.

하지만 이미 불바다가 된 호수 마을은 더는 사람들이 살 수 없는 곳. 용의 습격으로 만신창이가 된 사람들은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외로운 산으로 향한다. 그리고 상처 뿐인 사람들이 외로운 산으로 향하는 여정부터가 바로 '호빗: 다섯 군대 전투'의 본격적인 이야기다.

바드가 스마우그를 죽였다는 소식은 빠른 시간에 모든 종족에게 퍼져 나가고 각자의 이익을 위해 난쟁이족, 인간, 엘프까지 각자의 이익을 위해 외로운 산으로 모여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간 사라진 줄만 알았던 '절대 악'의 존재가 살아있음을 예고하며 오크 군대까지 합세해 처절한 전투를 펼친다.

호빗: 다섯 군대 전투는 프리퀄이지만, 144분의 러닝타임 중 45분의 시간을 화려한 전투신으로 장식하며 관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영화는 프리퀄이지만, 마지막 시리즈답게 144분 러닝 타임 중 3분의 1에 달하는 45분을 전투 장면에 투자하며 화려한 영상미를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외로운 산'을 배경으로 다섯 종족이 동시에 싸우는 전투 장면은 2시간이 훌쩍 넘는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끌고 나간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전투신 곳곳에 등장하는 피터 잭슨 특유의 유머 코드다. 모든 종족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심각한 전투 장면이지만, 12세관람가답게 다양한 연령층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중간중간 유쾌한 애드리브를 삽입해 허를 찌른다.

레골라스(올랜도 블룸 분)가 곡예인지 활쏘기인지 모를 만큼 화려한 활쏘기 실력을 뽐내는 장면 곳곳엔 화려함과 동시에 짜릿한 유쾌함이 묻어나고 오크족 우두머리와 난쟁이 소린(리처드 아미티지 분)이 손에 땀을 쥐는 빙하 위 최후의 전투를 벌이는 장면에서도 어이없는 실수나 재치있는 액션으로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그간 시리즈 중 가장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호빗: 다섯 군대 전투/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반지의 제왕'과 '호빗' 시리즈를 통해 만났던 할리우드 배우들이 총출동한 화려한 캐스팅 또한 눈길을 끈다. 간달프 역의 이안 맥켈런을 시작으로 갈라드리엘 역의 케이트 블란쳇, 빌보 배긴스 역의 마틴 프리먼, 사루먼 역의 크리스토퍼 리, 레골라스 올랜도 블룸, 스란두일 역의 리 페이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스마우그 목소리로 출연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호빗: 다섯 군대 전투'는 피터 잭슨 감독이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 한 시리즈 물의 마지막인 만큼 그의 정성이 곳곳에서 느껴지는 작품이다. 탄탄한 시나리오, 광활한 스케일, 화려한 캐스팅이 한데 어우러져 '잘 차려진 밥상'같은 느낌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그간 '호빗'이나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챙겨보지 않았던 관객들에겐 다소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리즈물의 한계다. 피터 잭슨 감독의 마지막 판타지 시리즈를 100배 재밌게 즐기고 싶다면 '반지의 제왕'까진 아니더라도 '호빗' 시리즈를 먼저 보고 극장을 찾으면 좋을 것 같다.

"영화 '반지의 제왕'과 '호빗' 시리즈는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다. 열정을 가지고 했다. 우리의 힘으로 이룬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 동참했던 수많은 사람과 관객을 위한 것이었다."(이안 맥켈런-간달프)

빌보 배긴스 역의 마틴 프리먼(왼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피터 잭슨 감독/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 영화 '호빗: 다섯 군대 전투' 2차 예고영상(http://www.youtube.com/watch?v=FaP7kM-U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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