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스 38] 송가연 꼼짝 못한 '기무라' 어떤 기술인가

송가연(아래)이 지난 14일 로드FC 020 5경기 다카노 사토미와 경기에서 당한 기무라는 팔이 부러질 수도 있는 위협적인 기술이다. / 수퍼액션 영상 캡처

'저건 골이 맞을까?', '그 선수의 유니폼엔 어떤 비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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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준석 기자] '미녀 파이터' 송가연(20·팀원)이 한국 격투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상대의 화려한 주짓수 기술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송가연은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로드FC 020 48kg 이하 5경기 다카노 사토미(24·클럽 바바리안)와 대결에서 1라운드 4분 29초 만에 오른손 기무라로 졌습니다.

스탠딩 타격에선 밀리지 않았지만, 그라운드 기술의 격차가 컸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의 상대인 다카노는 일본 격투기 단체 딥 주얼스에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종합 격투기 전적 4승 5패를 기록했으며 주짓수 퍼플 벨트를 지니고 있습니다. 애초 송가연이 상대하기엔 버거운 상대였다는 의미입니다.

송가연을 패배로 몰고간 기술은 바로 '기무라'였습니다. 쉽게 말해 상대의 팔을 비틀어 항복을 받아 내는 기술입니다. 결코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라운드 포지션 위에서 상대를 완벽하게 제압했을 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의 저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기무라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팔의 각도입니다. 애매하게 꺾어선 상대의 기권을 받을 수 없습니다. 언뜻 보기엔 제대로 꺾였더라도 완벽한 각도가 아니라면 실제로 가해지는 타격은 적습니다. 때문에 순간적인 힘을 발휘해야 합니다. 상대의 한 손이 반대 어깨 부근에 닿을 정도가 아니라면 기권을 받을 수 없습니다.

송가연(아래)의 몸이 바닥에 붙지 않고 떼어져 있었기 때문에 기무라에 속수무책이었다. / 수퍼액션 영상 캡처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사실은 상대가 일어나지 못하도록 확실하게 눌러야 한다는 점입니다. 기무라가 완벽히 들어갔더라도 상대가 일어날 수 있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기무라를 사용하기 전에 상대의 몸을 제압해야 한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기무라를 사용할 상대의 반대 손을 눌러야 한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팔과 발, 몸 등을 활용해 어떻게 해서든 저항할 수 없도록 제압해야 합니다. 상대가 반대쪽 손의 힘을 사용해서 기무라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무라를 사용하기 전에 상대의 나머지 팔을 원천봉쇄야 하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사실입니다.

주짓수 '블랙 벨트'의 소유자 석상준(33·팀원)은 15일 <더팩트>와 전화 통화에서 "상대의 팔이 직각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상대가 등을 바닥에 붙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며 "각도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몸이 유연한 상대에게는 걸기 어려운 기술이 바로 기무라인 것 같다. 팔이 부러지지 않으려면 최대한 빨리 기권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nicedays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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