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경민 기자] KBS2 새 월화드라마 '힐러'가 첫 방송부터 맞춤옷을 입은 듯한 배우들의 연기와 빠른 전개로 시청자의 관심을 얻는 데 성공했다. 첫인상으로 기대치는 충족한 가운데 기자 직업군을 다룬 드라마로서 현실적인 생동감을 넣는 것까지 성공할 수 있을까.
8일 오후 첫 방송 된 '힐러'(연출 이정섭 극본 송지나)는 서정후(지창욱 분) 채영신(박민영 분) 김문호(유지태 분)의 배경과 직업을 설명하는 과정이다. 특히 세 사람이 첫 회부터 어떤 인연으로 얽혀 있는지 시청자들에게 공개돼 흥미진진한 몰입도를 더했다.
서정후는 '힐러'로 불리는 실력파 심부름꾼이다. 목적은 오직 하나, 돈을 모아 무인도를 구매해 조용히 사는 것이다. 그가 하는 임무는 주로 정재계 비리나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조용히 진행돼야 하는 일들과 얽혀 있다. 툴툴대기 일쑤고 불만 불평이 많지만 일을 맡았다하면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는 프로다.
채영신은 B급 연예부 기자로 톱스타의 집에 위장한 채 몰래 들어가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것이 주 임무다. 그러면서도 정의를 위해서라면 큰 세력에도 거침없이 맞서는 김문호를 보며 '진짜 기자'를 꿈꾼다. 그는 김문호가 찾고 있는 '한 여자 아이'이자 서정후의 목표물이 돼 두 남자와 인연을 맺게 됐다.
김문호는 어떠한 사건이라도 외부 탄압을 두려워하지 않고 진실을 알리기 위해 애쓰는 스타 기자다. 그는 언론 권력가인 형 김문식(박상원 분)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형이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과거의 어떤 일 때문에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김문식과 얽힌 '그 일'의 진실을 알고자 '힐러'에게까지 의뢰했다.
지창욱은 장난기 많은 '허당' 같은 이미지에도 완벽한 일 처리와 카리스마까지 겸비한 서정후를 표현했다. 미소년 외모에 비밀을 품은 심부름꾼으로서 첫 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유지태는 냉철하고 분석적인 스타 기자 김문호로 변신했다. 점잖고 차분한 이미지의 그가 진실과 정의를 위해 나서는 진정한 기자로 분했다. 하지만 힐러에게 비밀리에 임무를 맡기는 것을 보면 겉으로 보여주는 것이 전부가 아닌 캐릭터라는 점이 예고돼 긴장감을 선사했다.
박민영도 쾌활하고 긍정적인 이미지 소유자로서 채영신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입었다. 지창욱 유지태 두 남자의 쟁쟁한 '밀당' 연기 호흡 사이에서 홍일점으로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을 받고 있다.
'힐러'는 배우들의 호연과 2회를 궁금하게 하는 전개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앞으로 로맨스나 권력 다툼, 음모 파헤치기 등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균형을 유지하며 '진짜 기자'를 내세운 드라마로 자리매김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