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SUV·하이브리드…' 고정관념 깨뜨리는 이색 택시 '눈길'

도요타와 르노삼성자동차가 각각 하이브리드모델 프리우스 택시와 전기차 SM3 ZE 택시를 출시, 택시업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도요타 프리우스 택시(위쪽), SM3 ZE / 도요타,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더팩트 | 서재근 기자] '택시=국산 중형 세단'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최근 국내외 완성차 브랜드가 연료 효율성이 높은 하이브리드 모델과 전기차 개발에 나서면서 택시업계에도 기존 LPG 모델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다양한 차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

◆ 'LPG'는 잊어라 '하이브리드·전기차' 택시업계 출사표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국내 택시업계에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곳은 일본의 대표적인 완성차 업체인 '도요타'다.

도요타는 지난달 20일 자사 하이브리드 차량 '프리우스'를 택시로 출시했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프리우스'의 가장 큰 장점은 연비다.

특히, 도심 주행 연비가 ℓ당 21.7km로 고속(20.1km/ℓ)·복합연비(21.0km/ℓ)보다 뛰어나 시내운전 비중이 높은 택시 운행에 최적화됐다는 게 회사 측의 평가다. 뿐만 아니라 운전석 무릎 에어백 등 모두 7개의 SRS 에어백과 운전석, 조수석의 액티브 헤드레스트, 잠김방지제동장치(ABS) 등 다양한 안전사양까지 갖추고 있어 기존 택시와 차별성을 강조했다.

요시다 아키히사 한국도요타 사장 역시 '프리우스 택시'의 출시와 관련해 "프리우스 택시는 도심 주행을 하기에 적합한 연비 성능을 발휘한다"며 "오스트리아에서 100km 주행기록을 세울 만큼 내구성이 뛰어나다"며 연비 효율성을 강조한 바 있다.

국내에선 르노삼성자동차가 세단형 전기차 'SM3 ZE'를 내세워 이달부터 서울시와 전기 택시 시범 운영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한 세단형 전기차 'SM3 ZE'는 장시간 운전에도 배출가스가 전혀 없고, 소음과 진동이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연비 효율성에서도 기존 LPG 택시 대비 뛰어나다. 법인 택시의 하루 연료 소비량을 70ℓ로 계산했을 때 유가보조금을 제외한 연료비는 6만3000원인 반면, 'SM3 ZE'에 사용되는 전기요금은 8300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잦은 충전 횟수와 부족한 충전 인프라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했을 때 달릴 수 있는 거리가 130Km에 지나지 않는 반면, 서울 내 급속충전소 46개 가운데 'SM3 ZE'의 충전이 가능한 곳은 34곳에 지나지 않아 운전량이 많은 택시사업자에게는 부담일 수 있다.

◆ 'SUV에 고급 수입 세단까지…' 틈새시장 공략 '이색 택시'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은 물론 고급 수입 중대형 세단 택시들도 택시업계의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아우디 A6 택시(왼쪽), 링컨 MKS 택시 / 출처 = 블로그 <드림워커 3년차 동정이의 이야기> 캡처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기아자동차의 'K5', 르노삼성자동차의 'SM5' 등 국내 완성차 업계의 중형 세단 모델은 국내 택시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틈새시장을 노린 '이색 택시'들도 소비자들의 눈길 잡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커뮤니티 게시판 등에는 'QM5 택시', '아우디 택시'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수입 세단 택시를 목격했다는 게시물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해당 게시물마다 네티즌들 간 진실공방이 치열하지만, 실제 국내에서도 이 같은 모델들이 택시 영업을 하고 있다.

2일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에 서울 시내 등록된 개인택시 현황을 확인해본 결과 중대형 세단은 물론 SUV부터 해치백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완성차 업계의 다양한 모델들이 택시 운행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및 모델별로 살펴보면, 현대차의 'i40'(1대)과 소형 SUV '투싼'(1대), 기아차의 미니벤 '카렌스'(5대), 한국지엠 '올란도'(66대), 쌍용차의 '코란도C'(4대), 링컨의 'MKS'(2대), 포드 '토러스'(28) 등이다.

해당 차량들은 완성차 업체에서 택시 전용모델로 생산한 모델이 아닌, 개인 구매자가 택시사업자로 등록해 운행 중인 차량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SUV의 택시 사용에 대한 제한은 없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10인 이하를 운송하기에 적합하게 제작된 자동차'라면 모두 택시로 활용할 수 있다.

SUV, 해치백, 수입차 택시들 모두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디젤 모델'이라는 것. 실제 디젤 모델을 구입한 택시 사업자들은 디젤 모델의 유지비가 일반 LPG 택시보다 싸다는 데 입을 모았다.

실제 클린디젤마케팅연구소에서 한국지엠의 '말리부 디젤', 르노삼성의 'SM5D', 현대차의 '그랜저 디젤'과 LPG 쏘나타의 경제성 분석 자료를 발표에 따르면 디젤 택시의 경제성이 LPG 차량보다 뛰어났다.

가장 배기량이 큰 그랜저 디젤을 기준으로 12㎞/ℓ를 적용했을 때 일일 평균 270km, 연 300일 운행하면 모두 1183만2750만 원이 소요되는 반면, LPG 쏘나타(연비 6㎞/ℓ)는 연간 1433만7000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에서 아우디 중형 디젤 세단 'A6 2.0 TDI' 택시를 운행 중인 김모 씨는 "300km를 주행했을 때 ℓ당 연비가 평균 13km를 웃돈다"며 "초기 구매비용이 비싸다고 해도 연비 효율면에서 월등히 높기 때문에 1년 이상 택시 운행을 하면 유지비에서 오히려 더 이득이다. 더욱이 내년부터 LPG 택시와 동일한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시행되는 만큼 경제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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