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경민 인턴기자] 연예인은 타고난 끼가 있어야 한다지만 특히 사람을 웃겨야 하는 개그맨·개그우먼들의 끼는 대단하다. 요즘 '미녀 개그우먼'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김희원(29·본명 김재성)도 역시나 어려서부터 끼 많은 '개그우먼 새싹'이었다. 그러나 김희원과 인터뷰를 마쳤을 때 바라본 그는 취재진에겐 '조선에서 온 그대'로 보였다.
지난 15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더팩트> 사옥에서 김희원과 첫 만남을 가졌다. 취재진의 머릿속에는 김희원의 글래머러스한 몸매에 이지적인 캐릭터가 더해져 섹시한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조신해도, 아니 보수적이어도 이렇게 보수적인 양갓집 규수가 따로 없었다.
그는 인터뷰 전 사진 촬영을 하면서도 "웃기게 섹시한 포즈 취해야 하나요? 그런데 이런 옷을 입고 와서…"라고 노란색 원피스를 가리켰다. '밝고 예쁜 의상'을 주문했던 취재진의 마음을 순간 '섹시한 의상을 부탁했어야 했나'하는 후회(?)로 물들게 했다. 하지만 곧 인터뷰에서 밝혀진 그의 속내에는 섹시한 도발과는 거리가 먼 '아씨'가 들어앉아 있었다.
"전 보수적인 편이에요. 국악을 전공해서 예절을 중시하고 몸가짐을 조신하게 하고 언행을 바르게 해야 한다는 관념이 있었어요. 그런데 나이가 서른(만 29세)이 되니 저를 좀 놓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해도 '서른 정도면 그렇게 해도 돼'라는 범위에 들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현재가 행복해요."
30세가 되어서야 조금씩 자신을 놓는 여유가 생겼다는 그이지만, 분명한 개성도 있어야 하는 개그우먼이란 직업군에 도전하는 데에는 큰 고민이 없었다. 어릴 때 장기자랑이면 단연 빠지지 않았고,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에 큰 보람을 느꼈다. 많은 사람 앞에서도 떨지 않는 '끼 많은 규수'였다.
'훈남훈녀'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썸'을 타고 있는 요즘, 김희원에게도 분명히 호감을 표현하는 이가 있을 법했다. 특히 오랜 시간 동고동락하는 KBS2 '개그콘서트' 동료들 사이에서 묘한 기류는 없는지 이리저리 질문을 던졌지만 '규수 김희원'의 대답은 단호했다.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기는 하지만 같은 직군에서는 (연인을)못 만날 것 같아요. 대하기 어려울 것 같거든요. 조직 안에서는 선후배니까 밖에 나가서도 선후배라는 생각이 그늘막처럼 따라다닐 것 같아요. 내 일이 네 일이 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고요. 그런 면에서 보수적이어서요. 같은 분야가 아니라면 좋아요."
마치 도사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라는 취재진의 말에 '헤헤' 웃으며 "맞아요. '애늙은이'라는 소리 자주 듣거든요"라고 너스레를 떠는 김희원. 마흔의 김희원과 다시 인터뷰할 때는 어떤 점이 변화했을지 궁금하게 하는 규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