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소영 기자] 이대로 묻히길 바라는 걸까. 투애니원 박봄(31)이 마약 스캔들에 휘말린 뒤 이렇다 할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벌써 보름째다. 자신을 '친동생'처럼 아낀다는 소속사 양현석 대표가 최초 보도 직후 감정에 호소하는 글을 썼다가 '후폭풍'을 맞았는데도 당사자는 꼭꼭 숨어 있다.
박봄의 마약 밀수 혐의 최초 보도가 나온 건 지난달 30일. 양 대표가 하루 뒤인 1일에 "투애니원 멤버들 모두 담배를 피우지 않고 술을 잘 마시지 않으며 정식 행사를 제외하고 지난 9년간 개인적으로 클럽에 놀러 가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그런 박봄이 하루아침에 기사 제목만으로 '마약 밀수자'가 됐다"는 호소 글을 적었고, 박봄은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뒤로하고 5일 일본 공연을 위해 출국했다.
5~6일 이틀간 일본 공연을 마치고 난 뒤 박봄의 행방은 묘연하다. 일본에서 체류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지만 정확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리더 씨엘만 13일 홀로 귀국하는 장면이 포착돼 더욱 그렇다. 소속사 측이 박봄을 향한 관심이 식을 때까지 그를 숨겨두려는 건지에 대한 의문이 점점 강해진다.
누리꾼들 역시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이상할 정도로 박봄의 마약 관련 후속 보도가 이어지지 않고 같은 팀 멤버 씨엘이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인스타그램에 근황을 알리며 일본 공연이 끝난 후 산다라박과 함께 찍은 걸로 보이는 해맑은 사진까지 올리자 박봄의 혐의가 사실인지 루머인지 헷갈리고 있다.
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투애니원 갤러리에 올라온 "씨엘이 인스타그램에 사진 올리는 거나 그룹 활동을 계속 하는 거 보면 정말 별것 아닌 건지, 아니면 '아~ 정말 뭐가 있구나?' 생각해도 기자들이 입 다물고 있으면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 기억 속에서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겠다는 건지?"라는 글은 단연 눈길을 끈다.
이제는 의혹이 풀려야 한다. 박봄을 '마약쟁이'로 몰고 가는 의구심이 확대 재생산되는 일을 왜 두고 보는가. 의혹을 밝히는 일은 그의 노래를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려 불편한 마음을 갖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예의고 도리다. "미국 대학병원 측으로부터 박봄의 지난 몇 년간의 진단서와 진료 기록 처방전 등을 전달받아 조사 과정에서 모두 제출했고 모든 정황과 증거가 인정돼 무사히 마무리된 일입니다"란 양 대표의 해명은 혼자만의 판단일 뿐이다.
"문제의 암페타민이 젤리 형태의 사탕과 함께 배송됐다. 박봄 측이 암페타민이 마약류에 속한다는 건 몰랐어도 복용 또는 유통이 한국에서 금지됐다는 사실은 알았을 것"이라는 추가 주장에 대해선 여전히 해명이 없기 때문이다. 초반 자신 있게 나서던 양 대표는 이렇다할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박봄의 직접 해명 또한 보름째 늘어지고 있다. 억울하다던 밀수입 혐의를 벗는 일에 자신이 없는 걸까.
가장 확실하게 박봄이 혐의를 벗을 수 있는 건 암페타민을 꾸준히 복용한 이유가 적힌 진료 기록서를 공개하는 일이다. 물론 개인의 진료 기록을 강압적으로 공개할 순 없다. 그러니까 더 당사자가 직접 증거를 들고 대중 앞에 나타나 설명을 하면 의혹은 눈녹듯 사라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암페타민을 처방받았으며 어떻게 복용하고 대리처방까지 받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지 스스로 털어놓으면 불필요한 논쟁은 사라지고 박봄에 대한 믿음은 더 굳건해질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캘리포니아 병원 메디컬 센터' 정신과에서 일하고 있는 미국인 의사 F 씨는 <더팩트> 취재진과 통화에서 "암페타민을 대리로 처방받는 건 명백한 실정법상 위반이다"면서도 "82정을 처방받은 게 불법인지 합법인지는 박봄의 처방전을 봐야 확실한 의견을 내놓을 수 있다. 그 용량을 처방한 합법적인 이유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박봄의 처방전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직 변호사 역시 "누구도 박봄에게 진료 기록을 공개하라고 강요할 순 없다. 하지만 오해를 풀 수 있는 정말 간단한 방법은 박봄이 자신이 처방을 받은 기록과 진료 기록을 직접 공개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답이 적힌 문제지는 이제 박봄의 손에 쥐어졌다. 그가 이 문제를 쉽게 풀어낼지 어둡고 힘든 길로 돌아갈지 귀추가 주목되지만 대중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랐다.
ps. Y : 최초 보도 15일 후, 이젠 박봄의 결단력이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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