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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이다원 기자] "하루아침에 마약 밀수범이 된 바보 같고 친동생 같은 박봄을 가만히 곁에서 지켜만 보는 일이 최선은 아닌 듯 했다."
박봄의 마약 밀반입 논란이 불거진 다음 날인 1일 박봄 소속사 YG 엔터테인먼트(이하 YG) 수장 양현석 대표는 이례적으로 해명 글을 발표했다. 오전 7시 50분쯤 공식 블로그에 올린 이 글은 박봄이 마약류로 분류되는 암페타민을 불법으로 국내 반입한 건 미국에서 받던 정신과 치료의 연장선이며 이를 입증할 만한 처방전과 진료 기록을 검찰에 모두 제출했기에 입건 유예 처분에 하자가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마약 밀반입 사건 같은 경우 여러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에 이런 단편적인 몇 문장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처방전 유무로 '죄가 있다 없다'를 결정하는 충족 요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과 한국은 엄연히 법 체계가 다르고 법의 잣대도 다르다.
한 경찰관계자는 <더팩트>와 전화통화에서 "마약류라고 해도 처방전에 따라 합법적 절차를 거쳐 사용됐다면 처벌하지 않는다. 그러나 처방전을 받은 이후 국내에 들여왔다고 해도 그 용법에 맞게 약물을 사용했는지 혹은 다른 목적으로 사용됐는지 여부도 중요한 문제다. 만약 처방전과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면 명확한 불법이 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박봄의 경우 암페타민 밀반입 문제가 정신과 치료로 사용할 목적이었다는 주장과 제출한 증거가 정상 참작돼 검찰로부터 입건 유예 처분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 사건은 처방전의 유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반입 방법이 부적절했다는 것과 처방전에 따라 복용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적법한 이유로 반입했다면 왜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그것도 과자로 위장해 숨겨 들여와야만 했을까. 박봄이 처방전 외의 용도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내사 한 번 없이 알 수 있었을까. 만약 이런 의혹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면 내사도 안한 채 처분을 내린 건 '봐주기 식' 수사라는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양현석 대표는 이 의혹을 정확하게 짚어내지 않았다. 대신 '박봄의 어릴 적 친구의 죽음을 목도하고 충격을 받아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 '잦은 공황장애로 신경 안정제를 늘 가지고 다녀야 한다' '밤새 눈물만 흘리는 박봄을 지켜봤다' 등 감정에 호소하는, 이른바 '감성팔이 용 해명'을 늘어놨다.
이뿐만 아니라 박봄의 오디션 첫인상이라던가 절대 술 담배를 하지 않는다는 문맥상 불필요한 얘기들을 길게 언급하며 박봄의 모범생 이미지 포장에 열을 올렸다.
양 대표의 이런 감정적인 대응은 오히려 여론의 역공을 맞는 화를 불렀다. 정작 중요한 의혹은 짚지 않은 채 감정에 호소한 건 오히려 두루뭉술 피해가기 위한 게 아니냐는 질타도 쏟아졌다. 사건이 터진 지 10시간 만에 나온 해명치곤 가려운 곳을 전혀 긁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그동안 무수한 사건 사고 속에서 항상 머리를 숙이며 사죄했던 YG가 왜 이번 사건은 이런 '궁색한 방식'으로 해결에 나섰는지 모를 일이다. 박봄의 논란을 종식하기 위한 '감성팔이'는 극약 처방이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정말 떳떳하다면 얼버무리기 식 해명보다 사실에 기반한 입장 표명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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