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2200억 원 장밋빛 청사진 뒤에 가려진 불안…영주시는 안전한가


유도탄·공격용 드론 생산시설 유치에 기대와 공포 교차

지난해 12월 영주시청 강당에서 열린 조제일반산업단지 조성 사업 업무협약식 모습. /영주시

[더팩트ㅣ영주=김성권 기자] 경북 영주가 뜨겁다. 영주시 문수면에 유도탄과 공격용 드론을 생산하는 대규모 방위산업단지가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사회가 찬반 논쟁에 휩싸였다.

2200억 원 투자와 400명 고용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제시됐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기대보다 우려가 앞서는 분위기다.

SNS에서는 벌써부터 날 선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전쟁이 터지면 영주가 표적이 되는 것 아니냐", "다른 지역에서도 반대하던 위험한 시설을 왜 하필 영주에 들여오느냐", "지역 발전도 좋지만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 아니냐"는 주장이다. 반면 "일자리도 없고 인구도 줄어드는 마당에 무조건 반대만 해서야 되겠느냐", "방산산업 유치가 지역경제를 살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양쪽 모두 일리가 있다. 그러나 지금 영주시가 먼저 답해야 할 질문은 따로 있다. 과연 시민들은 이 시설의 안전성을 얼마나 알고 있으며, 시는 그 불안을 해소할 준비가 돼 있는가.

문수면 조제리와 탄산리 일원 약 125만㎡에 추진되는 조제일반산업단지는 일반적인 제조업 공장이 아니다. 유도탄·무유도탄 조립시설과 공격용 드론 제조시설이 들어서는 방위산업 전문단지다. 사업 시행자인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는 22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사업이 완료되면 약 400명의 고용 창출이 기대된다.

물론 인구 감소와 산업 기반 약화에 직면한 영주시에 대규모 투자는 반가운 소식이다. 협력업체 유입과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와의 연계까지 현실화된다면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그렇다고 2200억 원이라는 투자금액이 모든 질문을 덮을 수는 없다.

일자리 400개가 시민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대신할 수는 없다. 기업의 투자 의지가 주민의 동의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더욱이 전쟁 상황에서 군사시설이나 방산시설이 어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시민들의 걱정을 단순한 기우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영주시가 반드시 군사적 표적이 된다고 단정하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 막연한 공포가 아니라 객관적인 자료와 전문가 검증으로 따져야 할 문제다.

현재 사업은 산업단지 지정계획 고시 단계로, 산업단지계획 승인과 환경영향평가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바로 이 과정이 영주시 행정의 시험대다. 환경영향평가만으로 모든 안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시설 운영에 따른 사고 가능성, 비상 대응체계, 주변 주민 보호 대책, 환경과 생활권에 미치는 영향까지 시민 눈높이에서 검증하고 공개해야 한다.

특히 주민설명회가 사업의 당위성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자리가 돼서는 안 된다. 반대 의견을 듣고 불편한 질문에도 답하는 것이 행정의 책무다. 시민들이 납득하지 못한다면 사업의 속도를 늦추는 한이 있더라도 충분한 설명과 검증이 먼저다.

영주시는 방위산업단지를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성장의 과실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르는 위험과 책임도 함께 설명해야 한다.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는 명분은 중요하다. 그러나 시민의 안전보다 앞설 수는 없다. 기업에는 투자할 권리가 있지만 시민에게는 안전을 요구하고 사업을 검증할 권리가 있다.

영주시가 얻으려는 것이 400개의 일자리인지, 아니면 시민의 불안과 지역 갈등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산업단지는 땅 위에 세울 수 있지만 시민의 신뢰는 행정이 제대로 답하지 않으면 세울 수 없다. 영주시는 지금 투자 유치의 성과를 자랑하기에 앞서 시민의 물음에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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