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영주=김성권 기자] 6일 오전 영주시민운동장. 가을 햇살이 내려앉은 운동장에 형형색색의 깃발이 나부끼고, 읍면동 이름을 연호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손에는 응원 도구와 풍선이 들렸고, 관중석에서는 북소리와 박수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우리 동네 이겨라!", "조금만 더 힘내!"
출발선에 선 선수들이 몸을 풀자 응원석의 함성은 한층 커졌다. 결승선을 향해 내달리는 육상 선수들에게는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고, 씨름판에서는 상대를 밀어붙이는 선수들의 팽팽한 힘겨루기에 관중들의 몸도 함께 들썩였다. 줄다리기 경기에서는 굵은 밧줄을 잡은 참가자들이 온 힘을 쏟았고, 승부가 결정되는 순간 운동장에는 환호와 탄식이 교차했다.
이날만큼은 나이도, 사는 곳도, 직업도 중요하지 않았다. 운동장에 모인 시민들은 자신이 속한 지역과 팀을 응원하면서도 상대 선수의 선전에 박수를 보냈다. 승부의 긴장감 속에서도 웃음과 격려가 끊이지 않았다.
영주시가 6일 영주시민운동장에서 개최한 '제47회 영주시민체육대회 및 시민화합한마당'이 1600여 명의 선수단과 시민들의 참여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영주시체육회가 주최하고 종목별 협회 등이 공동 주관한 이번 대회에는 읍동부와 면부, 학교부, 직장단체부 선수들이 참가해 기량을 겨뤘다.
오전 9시 개회 선언과 함께 시작된 선수단 입장부터 열기는 뜨거웠다. 각 지역과 학교를 상징하는 깃발을 앞세운 선수단은 저마다 개성 있는 모습으로 경기장에 들어섰고, 관중석에서는 소속 선수단을 향한 응원이 이어졌다. 체육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 공로패 전달과 성화 점화가 진행되면서 대회 분위기도 본격적으로 달아올랐다.
경기장 곳곳에서는 종목마다 색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육상에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속도를 늦추지 않는 선수들의 투지가 돋보였고, 씨름장에서는 한판 승부가 날 때마다 관중석에서 큰 함성이 터졌다. 줄다리기와 단체줄넘기에서는 참가자들이 서로의 호흡을 맞추며 협동심을 발휘했다.
게이트볼과 투호, 훌라후프 이어달리기 등 생활체육 종목에는 남녀노소가 함께 참여해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기록을 다투는 경기장과 달리 일부 종목에서는 실수에도 웃음이 터졌고, 참가자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경기를 즐겼다.
대회 결과 읍동부에서는 가흥1동이 우승을 차지했으며 풍기읍과 휴천3동이 각각 준우승과 3위에 올랐다. 면부에서는 안정면이 정상에 올랐고 장수면과 평은면이 뒤를 이었다. 직장부 우승은 영주소방서가 차지했다.
학교부에서는 영광중학교(남중부), 동산여자중학교(여중부), 영광고등학교(남고부), 한국미래산업고등학교(여고부)가 각각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입장상은 동산여자중학교·한국국제조리고등학교·상망동·단산면, 응원상은 영주1동·안정면, 모범선수단상은 영광중학교·한국철도고등학교·휴천2동·봉현면에 돌아갔다.
오전 내내 이어진 체육 경기가 승부와 열정의 무대였다면, 오후부터는 시민들의 숨은 끼와 흥을 펼치는 시간이 이어졌다.
낮 12시 30분부터 시작된 시민화합한마당에서는 19개 읍면동 주민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노래와 춤, 장기를 선보였다. 평소에는 평범한 이웃이었던 주민들이 이날만큼은 무대의 주인공으로 변신했다. 무대 위 주민들의 열정적인 공연에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고, 응원석에서는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어 가수 손태진과 금잔디의 축하 공연이 펼쳐지자 행사장은 또 한 번 뜨겁게 달아올랐다. 흥겨운 노래가 울려 퍼지자 시민들은 자리에서 박수를 치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가을날의 축제를 만끽했다. 마지막 경품 추첨까지 이어지면서 시민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축제의 여운을 즐겼다.
올해 대회는 체육 경기와 주민 참여형 문화행사를 결합해 경쟁 중심의 체육대회를 시민 모두가 함께 즐기는 화합의 장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김경준 영주시체육회장은 "올해 처음 시도한 화합 한마당을 통해 스포츠의 승부를 넘어 남녀노소 모든 시민이 정을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로 영주를 대표하는 화합 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황병직 영주시장은 "대회가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함께해 주신 참가자와 임원진, 유관기관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이번 대회에서 모인 활기찬 에너지가 영주시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해가 기울 무렵 운동장에는 하루 동안 이어진 함성과 웃음의 여운이 남았다. 우승의 기쁨을 나누는 선수들 곁에는 아쉬움을 달래는 참가자들이 있었고,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하는 모습도 이어졌다.
누군가는 우승 트로피를 안았고 누군가는 아쉬운 순위표를 받아들었지만, 이날 시민운동장에서만큼은 승패가 전부가 아니었다. 함께 뛰고, 함께 웃고, 서로에게 박수를 보낸 하루. 제47회 영주시민체육대회는 영주시민이라는 이름으로 하나 되는 화합의 무대를 남기며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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