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곡 소각장 갈등 격화…주민 "백지화", 부산시 "추진 불가피"


강서 주민 700여 명 집회…명지소각장 폐쇄도 요구
시 "대체시설 확보 필요"…사업 경위·이주비 놓고 공방

부산 강서구 생곡소각장 건립 예정지 일대 전경 /부산시청

[더팩트ㅣ부산=손연우 기자] 부산 생곡소각장 건립을 둘러싼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부산시 건립 추진에 강서구와 주민들이 백지화를 강하게 요구하면서 양측이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부산시는 27일 설명자료를 통해 2030년부터 가연성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이 금지되는 만큼 안정적인 폐기물 처리를 위해 생곡 소각장 건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업이 무산되면 주민 이주를 위한 보상과 건물 철거 등에 이미 투입된 910억 원도 회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시 측은 "소각장 건립을 전제로 주민 이주와 입지 선정이 진행됐으며 취득한 토지는 폐기물 처리시설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강서구가 요구하는 명지소각장 폐쇄에 대해서는 "신규 시설이 가동돼 대체 처리 능력이 확보되는 시점에 맞춰야 한다"며 "주민들의 환경·건강에 대한 걱정을 인식하고 있으며 안전한 시설을 조성하고 추진 과정도 공개하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 24일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4호 근린공원에서는 주민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생곡소각장 건립계획 백지화와 명지소각장 폐쇄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주민들은 생곡쓰레기매립장과 명지소각장 등 폐기물 처리시설이 강서구에 집중돼 있다며 건강권과 주거환경을 보호할 대책을 요구했다.

집회에 참석한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부산 강서)은 "생곡마을 주민 이주가 소각장 건립 때문이 아니라 기존 폐기물 처리시설 밀집으로 주거환경이 악화했기 때문"이라며 "활용 가능한 부지가 남는 만큼 이주 등에 투입된 910억 원을 모두 매몰 비용으로 볼 수 없으며 소각장 입지도 주민 동의 없이 결정됐다"고 비판했다.

강서구 측도 주민 동의 없는 생곡소각장 건립에 반대하며 부산 16개 구·군이 폐기물 처리 부담을 나눌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박상준 강서구청장은 소각장 건립을 위한 공공건축물 건축 협의에도 동의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생곡 소각장 건립은 생곡마을 주민 이주 부지 5만 9434㎡에 하루 500톤 규모의 생활폐기물을 처리하는 광역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국비와 시비를 포함해 사업비 3158억 원이 투입된다. 기존 생곡쓰레기매립장과는 별도로 조성하는 시설이다.

시는 2017년 소각시설과 음식물류 처리시설 건립을 전제로 주민 이주를 결정한 뒤 2019년 입지선정계획을 공고하고 2020년 입지선정위원회에서 생곡마을 이주 부지를 소각장 입지로 의결했다.

그러나 에코델타시티 등 주변 주민 반대가 거세지면서 박형준 전 시장 시절인 지난해 10월 관련 용역이 중단됐다. 이후 대체 부지 검토가 거론됐다가 전재수 시장이 지난달 기존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전 시장은 지난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부산시 국정감사에서도 "생곡 소각장 문제는 타협이 있을 수가 없다"며 대체 부지를 검토하면 행정의 신뢰와 정책의 연속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주민들이 전 시장이 직접 참석하는 공개 설명회와 토론회를 요구하는 가운데 소각장 입지와 명지소각장 폐쇄 시점을 둘러싼 양측의 이견이 커 갈등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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