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 이제 나가자"…바다 앞 수로서 맴도는 '부캉이'에 시민들 '애틋'


"죽을 수도 있다니 보내야지"…걱정, 아쉬움 교차
바다 앞에서 맴도는 모습 포착…3번째 작업 총력

21일 오후 부산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부캉이 외해 유도 작전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이 부캉이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손연우 기자

[더팩트ㅣ부산=손연우 기자] 21일 오후 부산시 동구 북항 친수공원. 한 달 넘게 인공수로에 머물고 있는 흑상어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한 3번째 유도 작업이 진행됐다. 평일인데도 부캉이를 보러 온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부캉이가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무사히 바다로 돌아가길 바랐다. 정든 모습을 더는 볼 수 없다는 아쉬움도 내비쳤다.

관계 기관이 그물과 폰툰 등을 이용해 작업을 벌이는 동안 시민들은 부캉이의 행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시민들은 "부캉아, 춥다. 얼른 이제 나가라", "여기서 계속 마 살았으면 좋겠는데"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구조 작업이 길어지자 시민들은 "안 나가려고 하는 것 같은데 억지로 내보내서 죽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라는 목소리와 "여기서 추워서 죽으면 어떻게 할 거냐"라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부캉이가 수면 위로 등지느러미를 드러내자 시선이 일제히 쏠렸다.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자 이미 바다로 나간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오후 3시 현재 파란색 폰툰 인근에서 헤엄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현장 관계자는 "부캉이가 밖으로 나가려고 하다가도 다시 올라오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60대 주민 정점자 씨는 "부캉이가 자기를 바다로 돌려보내려고 하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죽을 수도 있다니 빨리 나가긴 해야 하는데 떠나면 보고 싶어서 어짜노"라며 아쉬워했다.

50대 시민 김석기 씨는 "지난번 2차 구조 작전 때 지켜봤는데 답답한 부분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꼭 바다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작업은 오전 9시 28분부터 시작됐다. 관계 기관은 제5보도교 부근에서 폰툰에 연결한 그물로 부캉이의 이동 방향을 제한하며 수로 출구 쪽으로 유도했고, 약 3시간 만에 700m 이상 이동시켰다.

21일 오후 부산시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관계자들이 부캉이 외해 유도 작업을 하고 있다. /손연우 기자

오후 1시쯤에는 부캉이가 안쪽으로 되돌아오지 못하도록 퇴로를 차단할 그물을 설치하기 위해 관계기관이 작업을 잠시 멈췄다.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려는 시도는 이번이 3번째다. 지난달 29일 소방호스 물줄기 등을 이용했지만 실패했고, 이달 2일에는 그물로 수로 출구 약 100m 앞까지 이동시켰으나 부캉이가 이튿날 다시 안쪽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그물이 수로 바닥 장애물에 걸리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앞선 작업과 반대 방향으로 유도 경로를 바꿨다.

부캉이는 지난달 18일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서 처음 발견된 몸길이 약 3m의 암컷 흑상어다. 이날까지 34일째 수로에 머물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매일 공원을 찾아 부캉이의 안부를 확인하고 야간에 강한 조명을 비추는 관람객을 제지하는 등 '부캉이 지킴이' 역할을 자처했다. 부캉이가 나타난 이후 북항 친수공원 누적 방문객은 160만 명을 넘어섰다.

최근 부캉이의 건강 상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오른쪽 가슴지느러미 끝이 하얗게 닳고 갈라졌으며 주둥이 주변에도 상처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 19일에는 수로 외벽에 머리를 부딪히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따뜻한 바다에 서식하는 흑상어가 좁은 수로에 장기간 머물면 체력이 떨어질 수 있고, 22일부터 기온이 크게 떨어질 경우 수온 하강으로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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