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공무원들 "토·일요일 없이 일해야 하나?" 반발


주말 예산 관련 회의 계획에 직원들 '시끌벅적'
추경호 시장, '담당 간부만 출근하라' 지시

추경호 대구시장이 대구시청에서 열린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구시

[더팩트┃대구=박병선 기자] 대구시 공무원들이 토·일요일인 10·11일에 예산 관련 회의를 여는 계획에 크게 반발했다.

이에 대구시는 8일 당초 계획을 바꿔 '실·국장, 주무 과장, 주무 팀장을 제외한 직원들은 참석시키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지난 7일 한 직원이 무기명토론방에 '주5일제는 없어진 건가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면서 주말 회의가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이 직원은 "본예산 실·국장 조정협의회가 주말, 심지어 3일 연휴 중 토·일요일로 잡힌 것을 보고 글을 쓴다"며 "일요일에 보고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아예 회의가 주말에 열리고 실·국장 대기, 과장 대기, 예산담당자 대기, 사업담당자 대기 등으로 직원들 모두가 줄줄이 주말을 잃어간다. 대구시는 업무시간이 주 7일 항시 대기인지 의문스럽다"고 썼다.

이어 그는 "워라벨을 따지는 것도 아니고 주말만이라도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큰 욕심일까요? 간부님들 일정이 빡빡하고 바쁘신 것 이해하지만, 이런 협의회 등은 주중 업무시간 내에 할 수는 없는가요?"라고 하소연했다.

8일에도 한 직원이 '공휴일에 회의하는 건 갑질인가? 아닌가?'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이 직원은 '언제부터 공휴일에 회의 하는 게 당연한 것이 됐나. 이를 못 버티면 인사상담을 통해 '9 to 6' 부서로 가라고 하는게 정상이 되었는가. 내가 이상한 건가. 대구시가 이상한 건가'라고 썼다.

이에 직원들은 '대구시는 기재부(기획재정부) 스타일로 변신 중, 공무원 복지도 전국 최저로 가나?' , '주말에 나와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불안하다' '요즘 조직이 몇십 년 후퇴한 것 같다' , '타 지자체는 주 4.5일제, 주 4일제 도입 중인데 대구만 거꾸로 가나' 등의 댓글을 줄줄이 달았다.

대구공무원노조는 8일 '예산 관련 주말 회의와 관련해 백 번의 말보다 한 번의 실천이 중요하다'라는 제목으로 논평을 내고 대구시의 주말 회의 계획을 비판했다.

노조는 "내년도 예산과 관련한 '실·국장 조정 회의'를 주중 근무시간에 해도 되는데 굳이 직원들의 주말 시간을 빼앗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라며 "우리 노조는 예산담당관실과 시장 비서실을 통해 회의 일정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민선9기 출범 이후 추경호 시장은 직원들의 기본적 인권과 후생 복지를 분명하게 약속한 바 있다"며 "말로 백 번, 천 번 인권을 지키고 위로하고 격려한들 결정적일 때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을 때 오히려 '기만'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직원·노조의 반발이 계속되자, 추 시장은 이날 "주말 예산 회의는 예정대로 열되 직원들은 절대 참석하거나 대기하지 않게 하라"고 강하게 지시했다고 한다.

노조 관계자는 "올해 본예산안의 의회 제출 기한이 오는 27일로 예정돼 있어 조정하고 논의하는 데 빠듯한 것은 맞다"며 "직원들이 나오지 말라고 해도 분위기상 출근하는 경우가 있어 회의 참석·대기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추 시장 주재로 올해 본예산안 관련 '실·국장 조정 회의'를 10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11일 오후 2시부터 끝날 때까지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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