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부여=김형중 기자] 축제의 함성이 울리던 6일 이용우 충남ㅣ 부여군수의 발걸음은 화려한 행사장이 아닌 내산면 지티리의 한 배 과수원으로 향했다.
백제문화제가 한창인 가운데서도 수확을 앞두고 냉해와 폭염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를 직접 찾은 것이다.
현장에 도착한 이 군수 앞에는 갈라지고 떨어진 배가 수북했다. 1년 동안 농민이 흘린 땀이 수확을 불과 며칠 앞두고 물거품이 된 순간이었다.
올봄 냉해에 이어 여름철 폭염까지 겹친 탓이다.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시기에 냉해가 닥쳤고, 여름에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졌다. 농민들이 노력으로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 군수는 피해 상황을 직접 살피고 농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곧바로 문제의 초점을 지자체 지원에만 두지 않았다.
"이번 피해는 농민들이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막을 수 없었던 재난"이라고 규정하고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손해보험, 농협중앙회에 실질적인 보상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눈여겨볼 대목은 대응의 속도다.
피해 현장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재해보험 인정 기준의 현실화를 요구하고 정부 차원의 특별 지원까지 촉구하기로 했다. 지방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피해인 만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사실 지자체가 농민 피해를 모두 보상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아무리 행정력을 동원해도 재정 규모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답은 분명하다. 기후재난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 국가가 실질적인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올해 피해 농가에 대한 보상은 단순히 한 지역 농민을 돕는 문제가 아니다. 냉해와 폭염, 집중호우와 가뭄이 반복되는 시대에 전국 농가가 언제든 마주할 수 있는 문제다.
이용우 군수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농민들의 한숨을 듣고 현장을 확인한 뒤 "안타깝다"는 말로 끝내지 않고, 곧바로 중앙정부와 농협을 향해 보상 문제를 꺼내 들었다.
물론 최종 답은 부여군이 아니라 정부가 내놓아야 한다.
재해보험 기준을 실제 피해 현실에 맞게 손질하고, 기존 제도로 충분히 보상받기 어려운 피해에 대해서는 특별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농민들에게 "기후변화에 대비하라"고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재난에 대한 책임을 농민 개인에게 떠넘겨서도 안 된다.
수확을 앞두고 갈라진 배 앞에서 시작된 이용우 군수의 발 빠른 대응이 중앙정부의 실질적인 보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장을 찾은 것은 지방정부의 몫이었다. 이제 답을 내놓는 것은 국가의 몫이다.
갈라진 배를 바라보며 한숨짓는 농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위로가 아니라 보상이다. 이용우 군수가 던진 공은 이제 정부의 코트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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