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진 대전시교육감 "지난 100일, 방향 세운 시간…학교 현장 변화로 증명"


AI 미래교육·교육활동 보호·교육복지 등 10대 핵심정책 제시…교육재정 감소 우려엔 “선택과 집중”

오석진 대전시교육감이 7일 대전시교육청 대회의실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대전교육 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예준 기자

[더팩트ㅣ대전=이병수·정예준 기자] 오석진 대전시교육감이 취임 100일을 맞아 '사람을 키우는 교육, 미래를 꿈꾸는 학교'를 새로운 교육비전으로 제시하고 학교 현장의 변화를 중심으로 한 대전교육의 정책 방향을 내놨다.

오 교육감은 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100일을 "새로운 대전교육의 방향을 세우고 시민과 약속한 정책들이 학교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준비해 온 시간"이라고 평가하면서 "이제는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가 일상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실행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앞으로 △학교만족 △미래만족 △복지만족 △안전만족 △소통만족 등 5대 정책방향 아래 10대 핵심정책을 추진한다.

학교만족 분야에서는 미래역량을 키우는 수업혁신과 문·예·체 교육 활성화를 추진한다. '질문하는 학교'와 개념 기반 탐구학습을 확산하고 초·중·고 연계형 IB 교육지구를 조성해 대전형 수업·평가 모델을 마련한다.

미래만족 분야에서는 AI 기반 미래교육 생태계 구축과 초·중·고 연계 진로·진학 지원체계 구축, 대덕연구개발특구 연계 글로컬 미래인재 육성 등을 추진한다.

특히 교육청 차원의 GPU 서버팜을 구축하고 데이터 기반 개별화 학습 플랫폼과 AI 기반 미래교실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초·중·고 학생의 성장 이력을 연계해 관리하는 종단형 진로·진학 체계를 구축하고 AI 모의면접과 대입지원 전담조직도 운영한다.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지역 대학·연구기관을 연계한 과학기술 교육협력 생태계도 조성한다. 창업체험 중점학교와 센터 운영을 확대하고 ‘대전 주니어 앵커’, 미래 노벨과학자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는 한편 대전국제중·고등학교 설립 기반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 "교육재정 줄면 선택과 집중"…내국세 연동제 개편에 우려

교육재정 문제는 오 교육감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직접 우려를 나타낸 사안이다.

오 교육감은 내국세 연동 방식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편안이 통과될 경우 대전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이 올해보다 6000억~1조 원가량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대전시교육청 예산은 올해 기준 3조 1069억 원이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가운데 내국세에 연동된 재원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오 교육감은 "16개 시·도 교육감이 현행법을 유지해야 한다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국회 기자회견에 두 차례 참석했고 대통령 면담도 계속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지역 국회의원을 일일이 만나 법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설명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통과된다면 결국 예산 속에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교육재정 여건이 악화되더라도 새롭게 발표한 공약사업을 무조건 확대하기보다는 사업별 우선순위를 따져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 급식 식품비 15% 인상에 "환영하고 감사"…파업 시 대체급식도 강조

대전시가 전날 학교 무상급식 식품비를 15%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오 교육감은 "전국 시·도 중 중간 정도는 최소한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었다"며 "교육청에서 제안했던 인상 폭이 약 15%였는데, 시청에서 우리가 제안한 선을 발표해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급식비 분담과 관련해서는 과거 시청 80%, 교육청 20% 수준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5대 5로 분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급식 종사자 파업 등으로 학생들이 급식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어른들의 싸움에 의해 학생들이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며 대체급식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 교육감은 "혹시라도 파업에 의해 급식이 중단됐을 때는 대체급식으로 이상이 없게 조치해야 한다"며 "필수공익사업장 전환과 관련한 법 개정에도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교육활동보호관 출범 보름…3건 접수, 1건 종결

9월 23일 출범한 교육활동보호관은 취임 100일 정책 가운데 현장 대응과 관련해 가장 구체적인 변화로 제시됐다.

교육감 직속 교육활동보호관은 교육활동 침해 사안에 대해 접수부터 신속대응, 수업지원, 갈등조정, 사안조사, 법률지원, 심리상담·피해회복까지 7단계로 지원한다.

오 교육감은 "보름 정도 동안 3건이 접수됐고 1건은 해결이 완료돼 종결됐다"며 "2건은 변호사 등 각 단계에 따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과거에는 선생님이나 교직원이 혼자 대응한다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교육청이 모두 함께한다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전담경찰관(SPO) 증원 필요성에 대해서는 교육활동보호관 제도의 취지를 설명하며 신속한 초기 대응에 방점을 찍었다.

사안 발생 초기 장학사가 현장에 파견되고 문제가 지속될 경우 변호사와 상담사, 장학사 등이 참여하는 대응팀이 사안의 시작부터 종결까지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 학업성취도 평가는 "2029년 전면 시행 검토…과거 일제고사 방식아냐"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해서는 평가 자체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과거와 같은 일제고사 방식에는 선을 그었다.

오 교육감은 "학교에서 수업을 한다면 내용을 가르치고 평가하고, 그 결과를 피드백해 다시 보완하는 것이 정상적인 수업 과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학생 간 점수를 단순 비교하는 방식의 전면 평가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2028년부터 빠르면 검토하고 2029년 정도에 전면적인 시행을 고려해 보겠다"며 "교육청에서 일차적으로 평가지를 제작해 시행하는 방향 등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평가 결과는 학생 간 경쟁보다는 학생의 수준을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데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 국제중·고 설립 논란엔 "학생 능력에 맞는 교육"…학하초는 "내년 3월 개교가 목표"

국제중·고등학교 설립을 둘러싼 엘리트주의 논란에 대해서는 학생의 역량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교육감은 "학생 능력에 맞게 거기에 맞는 교육을 시키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반대하는 분들의 의견도 듣고 문제점을 최소화하면서 국제중·고가 갖는 장점을 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시교육청도 국제중학교 설립을 추진하는 데 대해서는 "세종과는 관계가 없다"며 "대전의 인재들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고 지역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원도심과 신도심 간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는 원도심 학교에 IB 교육방식을 도입해 학교별 특성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 교육감은 "원도심에 있는 학교에 최소한 수학이나 과학, 예술 등 나름대로 특징적인 것이 있어야 학교가 살아날 수 있다"며 "IB 자체를 그대로 도입하기보다는 그 방식을 활용해 한국에 맞는 형태로 변환하고 수업을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공사 중단으로 개교 일정에 차질이 우려되는 학하초에 대해서는 내년 3월 개교를 최우선 목표로 제시했다.

학하초는 시행사가 기부채납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하다 지난 7월 말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오 교육감은 "교육청에서 원하는 것은 어떤 방법이든 공사를 하게 해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교육청이 돈을 대더라도 공사를 재개하게 해달라고 시행사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에도 공사 재개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고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행사 대표가 마음을 열고 공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개인정보 유출 사고엔 "긴급조치"…별도 위험성 평가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

대전지역 학교에서 사용하는 구글 교육용 계정 7만 4246개의 비밀번호가 변경·노출된 사고와 관련해서는 긴급조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오 교육감은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1일 사이 학생 2명으로부터 비밀번호가 변경됐다는 신고를 받은 뒤 구글 측에 통보했고, 10월 2일 전체 학교에 정보보안에 유의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후 10월 4일 구글 측으로부터 대전지역 200개교, 7만 4246개의 계정 비밀번호가 노출됐다는 통보를 받고 긴급회의를 소집해 비밀번호 변경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다만 2020년 시스템 도입 이후 별도의 위험성 평가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교육청 담당자가 "특정 시스템에 대한 별도의 위험성 평가보다는 전체적인 개인정보 보호 관련 준수사항과 예방 차원의 지침이 학교에 안내됐다"고 답변했다.

오 교육감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AI 시스템 등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의 국외 유출 등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오 교육감은 취임 100일을 계기로 제시한 새로운 교육비전과 관련해 "학교가 온전히 교육 본질에 집중하는 환경 속에서 대전의 학생들이 공평한 교육 기회를 누리고 자신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교육공동체와 끊임없이 소통하겠다"며 "사람을 키우는 교육, 미래를 꿈꾸는 학교의 가치를 대전교육 현장에 안착시켜 결실로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tfcc2024@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