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전=선치영 기자] 정부가 소재·부품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지원한 기술개발 성공 과제 가운데 10건 중 6건은 매출 실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한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쓰일 수 있도록 상용화 지원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동구)이 6일 산업통상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종료된 기술개발·실증 성공 과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재부품 기술개발 과제 772건 중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과제는 455건으로 전체의 58.9%를 차지했다. 매출이 발생한 과제는 317건, 41.1%였다.
매출 실적이 없는 455건에 지원된 정부출연금은 총 1조 1468억 원에 달했다. 소재부품 기술개발은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사업으로 개발한 기술이 실제 생산과 판매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매출이 없는 과제에는 핵심 소재와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를 추진한 과제도 포함됐다.
'불소고무 핵심 소재 공정 기술 개발 및 부품 실증화를 통한 국산화'에는 정부출연금 119억 3000만 원이 지원됐지만 매출 실적은 없었다.
'반도체 공정용 드라이 펌프 계열 진공펌프 및 상용화 기술개발' 역시 87억 300만 원을 지원받았으나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최종평가에서 '우수'를 받은 과제도 예외는 아니었다. 소재부품 기술개발 성공 과제 중 우수 평가를 받은 17건 가운데 2건은 매출 실적이 없었다.
이 가운데 '수소 충전소용 type 1 대형 수소 저장 용기 개발'에는 정부출연금 30억 5600만 원이 지원됐다. 기술개발 단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더라도 실제 판매까지 이어지는 데는 넘어야 할 문턱이 남아 있는 셈이다.
산업통상부는 "성공 판정 이후에도 시제품 테스트, 수요 기업과의 판매 계약 및 양산 라인 구축, 국내외 인증·표준화 등으로 성과 발생이 지연될 수 있다"며 "기업의 경영 악화로 사업이 중단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제 종료 후에는 5년차까지 매년 사업화 매출액과 특허, 고용 등의 성과를 추적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통상부로부터 제출받은 수입 현황에서도 공급망의 취약성은 드러났다. 연간 수입액 100만 달러 이상 소부장 품목 가운데 한 국가에 수입의 90% 이상을 의존하는 품목은 2018년 375개에서 지난해 437개로 늘었다.
장철민 의원은 "기술개발에 성공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이 실제 생산과 구매로 이어져 우리 산업에 자리 잡는 것"이라며 "정부가 성공 과제의 매출과 활용 실적을 조사하는 데서 나아가 기업들이 상용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살피고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이어 "우리가 키운 기술이 우리 산업을 지키는 힘이 돼야 한다"며 "개발한 기술이 인증과 실증, 수요 기업의 구매를 거쳐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상용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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