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쓰고, 국경 넘어 하나로"…안동 도심이 세계의 춤으로 물들었다


'2026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25일 탈춤축제장서 개막
가면 쓴 외국인부터 시민까지 축제장 뒤집은 '모두의 춤'

2026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25일 탈춤축제장 메인무대에서 개막했다. /안동시

[더팩트ㅣ안동=김성권 기자] 25일 오후 6시가 가까워지자 안동 도심의 공기가 달라졌다.

축제장과 원도심을 잇는 거리 곳곳에서 형형색색의 의상과 낯선 모양의 가면을 쓴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북소리와 음악이 울려 퍼지자 지나가던 시민과 관광객들도 걸음을 멈추고 거리로 모여들었다.

세계 각국의 공연단이 앞장서자 퍼레이드 행렬은 어느새 거대한 춤판으로 변했다. 국적도, 언어도 달랐지만 음악이 시작되자 움직임은 하나의 리듬으로 이어졌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다시 한번 안동의 가을을 깨웠다.

오후 7시 탈춤축제장 메인무대. 객석을 가득 메운 시민과 관광객들의 시선이 무대로 쏠렸다.

'2026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개막식이 시작되면서 무대 위에는 국내 전통탈춤 공연단과 해외 공연단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 개막식은 특히 의미가 컸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문화체육관광부 글로벌 축제로 선정된 이후 처음 마련된 공식 무대였기 때문이다.

무대 위에서 세계의 가면과 춤이 차례로 펼쳐지자 관객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어진 주제공연의 제목은 '가면의 기억, 모두의 춤'. 세계의 가면과 춤이 안동에 모이는 장면으로 시작한 공연은 과거의 기억에서 오늘의 춤으로, 다시 새로운 춤과 모두의 춤으로 이어졌다.

가면 하나에 담긴 공동체의 기억이 춤과 음악을 통해 현재로 이어지고, 다시 다음 세대로 전해진다는 메시지가 무대 위에서 펼쳐졌다.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움직임이 한 무대에서 뒤섞이면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지향하는 '세계와 함께하는 축제'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날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었다. 출연진과 시민, 관광객이 함께 무대에 올라 춤을 추기 시작한 대동난장이었다.

개막식 환영 리셉션이 열리고 있다. 이자리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권기창 안동시장, 이희범 한국정신문화재단 대표이사, 이재갑 안동시의회 의장, 김대진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시·도의원, 주한 외교사절단과 해외 공연단, 시민과 관광객 등이 참석참석했다. /경북도

무대와 객석 사이의 경계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가면을 쓴 외국인 공연단과 안동 시민, 축제를 찾은 관광객이 서로의 손짓과 몸짓을 따라 하며 춤을 이어갔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공연단까지 하나의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춤은 통했다.

누군가는 익숙하지 않은 동작으로 어설프게 몸을 움직였고, 누군가는 신명에 겨워 힘껏 몸을 흔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누가 공연자이고 누가 관객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모두의 춤'이라는 이날 개막식의 메시지가 실제 축제 현장에서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2026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25일 탈춤축제장 메인무대에서 개막했다. /안동시

올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는 국내 전통탈춤 17개 단체와 해외 23개국 27개 공연팀이 참가한다.

주빈국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공연단은 축제 기간 탈춤공연과 글로벌 마스크 퍼레이드, 대동난장 등을 통해 시민과 관광객들을 만난다.

30년 동안 이어져 온 안동의 탈춤축제는 이제 세계 각국의 가면과 춤이 모이는 국제적인 무대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개막식에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30년 동안 이어온 탈춤의 신명을 대한민국 글로벌 축제로서 세계와 나누게 됐다"며 "시민과 관광객, 세계 각국의 공연단이 축제의 주인공이 돼 안동에서 함께 웃고 춤추길 바란다"고 말했다.

축제의 열기는 개막식으로 끝나지 않는다.

'2026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오는 10월 4일까지 중앙선1942안동역과 원도심, 탈춤공원, 하회마을 일원에서 계속된다.

안동의 거리에는 다시 가면이 등장하고, 세계의 춤이 이어진다.

서로 다른 얼굴을 가린 가면 아래에서 사람들은 함께 웃고, 함께 춤춘다. 가면은 얼굴을 가렸지만 오히려 국경과 언어의 벽은 사라졌다.

올가을 안동에서 펼쳐지는 축제의 이름처럼, 세계의 가면과 춤은 그렇게 하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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