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전주=김수홍 기자] 전북대학교 교수회가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에서 전북대가 제외된 것과 관련해 평가 기준과 절차,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의제기를 공정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북대 교수회는 21일 성명서를 통해 "국가균형발전과 고등교육 혁신을 위해 9개 거점국립대학을 균형 있게 지원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육부는 앞서 지난 1일 2026년 '서울대 10개 만들기' 패키지 지원대학으로 부산대와 전남대, 충남대 등 3곳을 선정했다. 선정 대학에는 5극3특 성장엔진과 인공지능(AI) 분야를 연계한 교육·연구 지원 등이 이뤄진다.
특히 이들 대학에는 2030년까지 대학 한 곳당 올해 약 700억 원, 내년부터는 약 800억 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전북대 교수회는 이번 선정 과정에 대해 "9개 거점국립대학이 수개월 동안 총력을 다해 사업계획서를 준비했지만 구두 발표나 질의·응답 절차 없이 평가가 진행됐고 구체적인 평가 결과도 공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무총리실 주관 아래 8개 부처와 정부가 추천한 외부 인사들이 어떤 기준으로 사업계획서를 평가했는지 대학과 지역사회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가적 사업인 만큼 평가 기준과 절차, 결과를 명확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육부는 선정 과정에서 국토공간 대전환 프로젝트와의 정합성, 지역 여건 및 준비도, 대학 여건 및 준비도, 대학 전반의 교육·연구 혁신과 체질 개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전북대 교수회는 전북대가 그동안 정부 재정지원 사업과 교육·연구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해왔다고 강조했다.
교수회에 따르면 전북대는 2026년도 국립대학 육성사업 평가에서 부산대·경상국립대와 함께 S등급을 받았고, 글로컬대학 사업 동행평가에서는 B등급을 받았다. 또 2025년도 대학평가에서는 국립대 가운데 3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교육·연구 기반도 구축해 왔다고 설명했다.
전북대는 전북특별자치도의 성장엔진 분야인 첨단 로봇 파운드리, 그린수소 시스템, 농생명·바이오 분야와 연계한 3개 학과를 신설했으며, 11개 기업 공동연구소 설립과 지역 인공지능 전환(AI·AX) 생태계 구축을 위한 AI 거점대학 설립 등을 추진했다고 교수회는 밝혔다.
또 5극3특 정책과 연계한 JST 공유대학을 통해 지·산·학·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 대학과 수도권·해외 대학 간 공동 프로그램 운영 방안 등을 사업계획서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교수회는 "상당한 부담을 감내해야 하는 제도 도입까지 수용하고 사업계획을 마련했음에도 선정되지 못했다"며 "평가 결과가 공개되지 않아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조차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사업 선정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를 지난 14일까지 접수했다. 전북대 교수회는 교육부가 이의제기를 형식적인 절차로 취급하지 말고 공정하고 책임 있게 검토해 전북대의 추가 선정 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부산대·전남대·충남대 3곳에 집중 지원, 지역 격차·대학 서열화 우려
전북대 교수회는 이번 사업이 부산대·전남대·충남대 등 3개 대학에 대한 선택적 지원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밝혔다.
교수회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은 5극3특 국가균형발전 정책과 연계해 지역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고 지역산업의 기술 발전을 촉진하는 사업"이라며 "3개 거점국립대학만 선별해 지원하면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정책 취지와 배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정 대학에 브랜드 단과대학과 산학 고등연구원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면 특정 지역과 대학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나머지 지역의 동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새로운 지역 격차와 거점국립대학 간 서열화를 고착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9개 거점국립대학 모두를 균형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수회 "산업인력 양성 넘어 고등교육 전반 혁신해야"
교수회는 사업의 장기적인 방향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현재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이 지역 전략산업의 인력 양성과 기술개발에 상대적으로 집중돼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고등교육 전반의 체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학 간 교육·연구 네트워크 강화, 대학과 학문 분야 간 경쟁보다 협력을 중심으로 한 대학 생태계 구축,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 등 기초·보호학문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지역 초·중등교육과 대학 교육 간 연계 강화 등을 제시했다.
전북대 교수회는 "거점국립대학은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고 지역산업과 협력하는 동시에 다양한 학문과 교육의 발전을 선도해야 한다"며 "정부는 9개 거점국립대학에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을 고등교육 혁신의 출발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지방 국립대를 지역 성장의 거점이자 지·산·학·연 협력 플랫폼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첫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부산대·전남대·충남대는 지역 성장엔진 산업과 AI 분야를 연계해 학부부터 대학원, 연구소까지 지원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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