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1일은 '치매 극복의 날'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치매는 더 이상 일부 고령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치매는 환자 개인의 일상뿐 아니라 가족의 돌봄 부담과 사회·경제적 부담에도 영향을 미치는 질환인 만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사람의 이름이나 물건을 둔 장소가 바로 떠오르지 않거나 약속을 깜빡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정상적인 노화에 따른 건망증인지,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인지기능 저하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정상적인 노화에서는 시간이 지나거나 힌트를 주면 잊었던 내용을 다시 떠올리는 경우가 많고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반면, 치매에서는 최근에 있었던 일을 반복해서 잊거나 같은 질문을 되풀이하고 익숙한 장소에서 길을 잃거나 날짜와 장소를 혼동하는 등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이전에는 어렵지 않게 하던 계산이나 금전 관리, 약속 관리 등 일상적인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단순히 건망증의 횟수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기억력 저하가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기억력이나 다른 인지기능이 예전보다 떨어졌지만 아직 일상생활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면 경도인지장애를 생각해볼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정상적인 노화와 치매 사이에 해당하는 상태로, 경도인지장애가 있다고 해서 모두 치매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정상적인 인지기능을 가진 사람에 비해 치매로 진행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인지기능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본인 스스로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느끼거나 가족이 이전과 다른 변화를 발견했다면 이를 단순한 나이 탓으로 넘기기보다 현재 인지기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치매는 본인보다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먼저 변화를 알아차리는 경우도 많다.
평소와 달라진 모습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면 전문적인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해서 반드시 치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수면장애나 우울증, 갑상선질환, 비타민 결핍 등 치료가 가능한 질환에서도 기억력과 인지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따라서 기억력 저하가 나타났을 때 치매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어떤 원인으로 인지기능이 떨어졌는지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신경과에서는 환자의 증상과 병력을 확인하고 신경학적 진찰과 함께 인지기능검사, 신경심리검사, 혈액검사, 뇌 MRI 등을 통해 인지기능 저하의 원인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필요한 경우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시행해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리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에 축적되어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치매는 원인과 종류에 따라 치료 방법과 관리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과거에는 치매 치료가 증상을 완화하고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리 과정에 관여하는 베타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가 사용되면서 치매 치료 환경에도 변화가 생겼다.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중 뇌에 베타아밀로이드가 축적된 것이 확인되고 치료 조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항아밀로이드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치료는 치매를 완치하는 치료가 아니라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을 목표로 하며, 치료 과정에서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 등의 부작용을 확인하기 위한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따라서 치료를 고려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과 환자의 상태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인지기능이 서서히 변화하는 경우가 많다. 기억력 저하가 반복되거나 이전과 다른 인지기능의 변화가 느껴진다면 이를 나이 탓으로 넘기기보다 정확한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치매 극복의 날을 계기로 자신의 기억력과 인지기능을 한번 돌아보고 가족의 변화에도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치매는 조기에 발견할수록 원인을 파악하고 현재 상태에 맞는 치료와 관리를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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