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안동=김성권 기자] 지난해 대형 산불로 상처 입은 안동의 자연을 '꽃과 정원'으로 치유한다는 메시지가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국립경국대학교 스마트원예과학전공 학생들이 '2026 동아시아문화도시 안동 정원문화축제' 시민참여정원 대회에서 최고상인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정원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14일 국립경국대에 따르면 주인공은 스마트원예과학전공 김채원·이동규·강민승·이재성·김창수 학생으로 구성된 팀 '동글이'다. 이들은 '안동, 다시 피어나다'를 주제로 정원을 조성해 지난 13일 열린 시상식에서 본선 14개 팀 가운데 단 한 팀에게만 주어지는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시민참여정원 대회에는 많은 팀이 참가 신청을 했으며, 서류심사를 거쳐 선정된 14개 팀이 본선에서 직접 정원을 조성하며 작품성을 겨뤘다. 시상은 최우수상 1팀을 비롯해 우수상 1팀, 장려상 2팀, 시민특별상 1팀 등으로 진행됐다.
동글이의 작품 '안동, 다시 피어나다'는 지난해 안동을 휩쓴 산불의 아픔을 딛고 자연과 도시가 다시 생명력을 회복해 꽃피우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불에 타버린 자연도 시간이 흐르면 다시 새싹을 틔우고 생명을 이어가듯, 안동 역시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다시 피어날 수 있다는 의미를 정원에 녹여냈다.
특히 최근 안동시가 지방정원 조성과 국가정원으로의 발전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점까지 작품의 이야기와 연결했다. 단순히 보기 좋은 정원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산불의 상처-회복-새로운 탄생-정원도시 안동'이라는 서사를 식물과 공간으로 표현한 것이다.
학생들은 다양한 식물의 형태와 질감, 생육 특성 등을 활용해 작품의 메시지를 시각화했다. 식물이 가진 자연스러운 아름다움과 계절적 변화를 살리면서도 각각의 식물이 조화를 이루도록 식재해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수상은 특히 조경 관련 전공자들이 다수 참여한 가운데 원예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최고상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정원은 공간을 설계하고 배치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어떤 식물이 어떤 환경에서 잘 자라는지, 계절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서로 다른 식물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식재 이후에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동글이는 이 같은 원예학적 지식을 실제 정원 조성에 접목했다. 식물의 생육 특성과 재배·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공간의 미적 완성도뿐 아니라 식물이 살아가는 환경까지 고려하면서 작품을 완성했다.
이번 수상은 정원을 '공간'으로만 바라보는 데서 나아가 '살아 있는 식물의 집합'으로 접근한 원예학의 강점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팀을 지도한 이승연 교수는 "정원은 단순히 아름다운 공간을 만드는 것을 넘어 그 장소가 가진 이야기를 식물로 표현하는 공간"이라며 "이번 수상은 학생들이 원예학에서 배운 식물에 대한 이해와 재배·관리 전문성을 실제 정원에 잘 적용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이번 수상은 교실에서 배운 전공지식이 실제 현장에서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경험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특히 지역의 아픔을 소재로 삼아 식물과 공간을 통해 회복과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정원이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지역의 기억과 이야기를 담아내는 문화공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국립경국대 스마트원예과학전공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정원 분야와 원예산업을 연계한 현장교육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스마트원예과학전공은 정원식물을 비롯해 스마트팜, 과수, 채소, 화훼, 치유농업 등 다양한 원예 분야의 이론과 현장교육을 연계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와 인구구조 변화, 도시환경 변화에 따라 정원과 도시녹지, 치유농업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물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번 동글이의 최우수상은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뿐 아니라 식물을 이해하고 가꾸는 원예학의 전문성이 정원문화와 만나 만들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산불로 검게 그을렸던 자연이 다시 생명을 틔우듯, 학생들이 만든 작은 정원에도 안동의 회복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피어났다.
'안동, 다시 피어나다'라는 이름의 정원은 결국 상처를 딛고 다시 일어서는 안동의 오늘과 내일을 꽃으로 보여준 작은 도시정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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