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전남광주=조효근 기자] 잇따른 경찰 비위로 공직기강 특별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전남광주 지역 일선 경찰서들이 직원들의 저녁 술자리 여부까지 확인하는 고강도 예방책을 시행하면서 내부에서 실효성을 둘러싼 불만이 나오고 있다.
6일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남광주 서부경찰서는 최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의무위반 예방 1일 점검표'를 도입했다.
직원들은 출근한 뒤 당일 음주 약속이 있는지를 수기로 표시하고 '오늘의 한마디'란에 비위 예방을 위한 다짐도 직접 적어야 한다.
다른 경찰서도 자체적인 예방책을 운영하고 있다.
동부경찰서는 직원들에게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도록 하고 퇴근 시간에는 업무용 PC에 음주운전을 경고하는 팝업창을 띄우고 있다.
북부경찰서는 본관 계단과 주차장 등에 사람이 지나가면 음주운전 예방 문구를 자동으로 안내하는 동작 인식 음성 송출기를 설치했다.
광산경찰서는 내부망에 음주 예방 관련 퀴즈를 담은 카드뉴스를 게시하고, 남부경찰서는 회식이나 술자리 때 차량을 두고 이동하도록 당부하는 문자메시지를 직원들에게 보내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전국에서 경찰관 비위와 수사 부실 문제가 잇따르면서 경찰청이 공직기강 특별경보를 발령한 데 따른 것이다.
경찰청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10일 동안 전국 경찰관을 대상으로 복무 점검을 강화하고 회식을 금지했다. 음주 자제와 불필요한 행사 연기 등도 지시했다.
제주에서 발생한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건과 전남광주 장윤기 사건의 부실수사 의혹, 수사정보 유출 등 각종 논란이 잇따르면서 경찰 조직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자 고강도 자정 조치에 나선 것이다.
다만, 일선에서는 비위 예방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개인의 저녁 약속이나 일상까지 매일 확인하는 방식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를 두고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비위를 저지른 당사자 상당수가 이미 직위해제되거나 현장을 떠난 상황에서 별다른 문제 없이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반복적인 점검과 확인 절차가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경찰관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특별경보와 일률적인 통제 대책이 반복되면서 오히려 경보 자체에 무감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광주경찰 관계자는 최근 수사 과정의 문제와 자체 사고가 이어진 만큼 경찰청 특별경보 지침에 따라 각 경찰서가 자정 차원의 예방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구성원들의 경각심과 의식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경찰 조직의 신뢰 회복을 위해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일률적인 생활 관리보다 비위 발생 원인과 지휘·감독 체계를 겨냥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