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강사 명의 도용 2900만 원 수령 의혹…부산시교육청 관리 '구멍'

부산시교육청 전경. /부산시교육청

[더팩트ㅣ부산=손연우 기자] 장애인 강사가 학교 수업에 참여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부산시교육청으로부터 약 2900만 원의 사업비를 부정하게 교부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허위로 의심되는 강의 실적 가운데는 한 강사가 같은 날짜와 시간에 서로 다른 학교 두 곳에서 수업한 것으로 기재된 사례도 있었지만, 부산시교육청은 이를 사전에 걸러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부산 연제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5월 중순 관련 고소장을 접수한 뒤 사회적협동조합 관계자 A 씨 등 3명을 사문서위조와 사기 등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A 씨 등은 2024년과 2025년 부산 지역 학교에서 진행된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에 실제 장애인 강사가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마치 강의를 진행한 것처럼 각종 서류를 작성해 교육청에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사업은 학교 현장의 장애인 인식을 개선하고 장애 당사자의 사회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장애인 강사가 직접 교육에 참여하도록 운영됐다. 조합은 사업비를 교부받기 위해 중증 발달장애인 B 씨를 강사로 등록한 뒤 B 씨가 2년 동안 모두 246차례 수업한 것으로 결과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B 씨는 해당 학교에서 실제로 수업한 사실이 없고 강사료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출된 자료에는 B 씨가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서로 다른 학교 2곳에서 강의한 것으로 적힌 기록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조합 측이 이 같은 서류를 근거로 2년 동안 교육청 사업비 약 2900만 원을 교부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부산시교육청이 사업 수행기관의 허위 실적과 장애인 명의 도용 의혹을 사업비 집행 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수업 결과보고서와 강사 활동 내역을 대조하거나 학교별 교육 실시 여부를 확인했다면 동일 시간대 중복 강의 등 비정상적인 기록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관련 검증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교육청은 사업비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허위 실적과 중복 강의 기록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교육청은 현재까지 해당 조합에 사업 참여 제한 조치만 내렸으며 사업비 환수 등 추가 처분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수사에서 허위 서류 제출과 부정 수령 혐의가 확인될 경우 사업비 환수뿐 아니라 부산시교육청의 심사·정산 및 사후관리 책임을 둘러싼 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제경찰서 관계자는 "A 씨 등 3명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돼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이어서 구체적인 수사 내용은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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