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경기도청 공직자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이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하반기 정기인사 연기·축소로 도지사와 직원 간 신뢰가 훼손됐다고 응답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전체 도청 공직자를 대상으로 24일부터 26일까지 진행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왔다. 설문에는 1271명이 참여했다.
결과를 보면 '하반기 정기인사 일정의 일방적 변경이 도지사와 직원 간 신뢰에 미친 영향'을 묻는 말에 88.5%가 '매우 심각하게 신뢰를 훼손했다', 10.0%가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고 답했다. 전체의 98.5%가 '신뢰 훼손'을 지적했다.
직원 사기와 근로 의욕에 미친 영향을 놓고도 90.7%가 '매우 심각하다', 7.8%가 '심각하다'고 답해 98.5%가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했다.
도는 인사 보류 배경으로 '조직개편 전 인사 시 단기간 내 재배치 등 조직·인력 운영의 비효율 우려'를 제시했지만, 공직자들은 95.2%가 인사 보류 명분에 동의하지 않았다. 응답자의 72.2%가 '전혀 동의할 수 없다', 23.0%가 '동의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6급 이하 인사 축소에 따른 피해(복수응답)로는 '정당한 인사 기회 박탈에 따른 근로 의욕 상실'이 76.7%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격무·기피 부서 장기 근무에 따른 번아웃 지속' 54.5%, '예측 불가능한 인력 배치로 인한 업무 가중' 51.4%, '육아·출퇴근 등 일·가정 양립 및 장기적인 인사·근무 계획 붕괴' 36.7% 순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정기인사를 애초 계획대로 8~9월 정상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97.0%에 달했다. 86.7%가 '매우 찬성', 10.3%가 '찬성'했다.
자유의견에는 총 507명이 의견을 남겼다.
주요 의견은 '열심히 일해도 보상이 없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박탈감, 출산·육아·교육·보임 등 개인·가족 계획 차질, 직원들을 '원팀' 구성원으로 존중해 달라는 요구, 조직개편을 이유로 인사를 미루면서 발생하는 피해에 대한 우려 등이었다.
추 지사의 직접적인 설명과 비전 제시, 직원들과의 소통을 요구하는 의견도 나왔다.
전공노는 추 지사에게 설문 결과 전달과 함께 면담을 요청하고, 도청 내 3개 노조와도 공동 대응하는 논의에 들어가기로 했다.
전공노 관계자는 "공직자들이 의욕을 갖고 도정을 함께 할 수 있게 설명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소통이 답"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는 21일 퇴근 무렵 내부망에 애초 8~9월 예정이던 하반기 정기인사를 내년 1월로 연기하고, 6급 이하 인사도 최소화한다고 고지했다. 조직진단을 통한 유사·중복사업 정비와 사업 재구조화, 조직개편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추 지사는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인사 연기 방침을 재확인하며 "재정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사무의 점검과 재설계가 인사보다 선행될 수밖에 없다"며 "예산 재조정 절차를 마칠 때까지 어느 누구도 하던 일을 두고 다른 자리로 옮길 수는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vv830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