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수원=김선우 기자] 통신공사를 맡긴 협력사에 계약서 내용에 포함되지 않은 유지보수 작업을 떠넘기고도 비용을 지급하지 않았던 KT넷코어가 결국 개선안을 내놨다.
협력사들의 비용 지급 요구를 받아들인 것인데, 정작 올해 7월 이전에 수행한 유지보수 작업분은 지급 대상에서 빼 협력사들의 반발을 키우고 있다.
23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KT넷코어는 최근 경기 수원시 광교 경기R&DB센터에서 협력사 대표와 현장책임자 등 50여 명을 불러 설명회를 열었다.
KT넷코어는 이 자리에서 그동안 협력사에 떠넘겼던 유지보수 비용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작업 분류코드 시스템 등록을 이달까지 마친 뒤 비용을 지급한다는 설명이었지만, 지급 시점은 작업분 전체가 아니라 '올해 7월 1일 이후'로 못 박았다.
KT넷코어 관계자는 설명회에서 "7월 이전 유지보수 작업요청의 정산이 완료돼 종결 처리한 상태"라며 "품셈 제정이나 지침개정 이전의 시공분을 소급 계약해 지출한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KT넷코어가 2024년 10월 설립 이후 계약 범위 밖 작업을 협력사에 떠넘겨 놓고 뒤늦게 지급을 약속하면서도, 정작 2년 가까이 쌓인 작업분은 "못 준다"는 일방 통보였다.
우월적 지위를 등에 업은 이 같은 일방적 통보에도 협력사들은 일감을 쥔 KT넷코어의 눈치를 보며 설명회 현장 뒤편에서 불만만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협력사였던 벨코리아 대표 함정기 씨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유지보수 작업분 3억 4700만 원을 못 받았다"며 "KT넷코어가 뒤늦게 내놓은 '면피용 대책'을 놓고도 협력사들은 제대로 항의조차 못 하는 게 현실이다. 일감을 쥔 원청의 이런 '초갑질' 행태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항의했다.
함 대표는 KT넷코어 협력사 지위를 포기하고 이달 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공정거래법상 지위 남용 등의 혐의로 진정서를 냈다. KT넷코어뿐 아니라 지분 100%를 보유한 KT까지 함께 조사해 불공정 거래 관행 전반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더팩트>는 KT넷코어와 벨코리아 간 협정서(계약서)와 현장 작업일지 등을 통해 계약 범위 밖 유지보수 작업을 협력사에 떠넘긴 사실을 확인해 보도했다.
협정서에는 유지보수 업무의 범위나 별도 대금 지급 기준이 없었지만, 작업일지에는 KT넷코어가 협력사인 벨코리아에 수시로 유지보수 작업을 지시한 내용과 작업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계약에도 없는 유지보수 작업을 떠넘기고도 비용을 지급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수차례 질문에 KT넷코어 측은 "계약서에 있는 공사대금은 절차대로 모두 지급했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개선안을 놓고도 "안 주던 유지보수 공사대금을 7월 1일부터 지급하겠다는 취지가 아니라 협력사 의견 등을 반영해 지급체계와 기준을 조정한 것"이라며 "계약에 따라 이뤄진 공사는 대금을 청구하는 절차가 있고, 절차에 따라 청구한 공사대금은 빠짐없이 지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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