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전=선치영 기자] 대전의 마을공동체 정책이 단순한 행정 지원을 넘어 주민 스스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주민주권 거버넌스'로 전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전시의회가 20일 시의회 3층 소통실에서 권인호 의원 주재로 '대전 마을공동체 활성화 기본조례 및 지원체계 정책토론회'를 열고 대전 마을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토론회는 민선 9기 대전 마을공동체의 질적 도약을 위해 기존 조례와 지원체계를 정비하고 주민이 지역 의사결정의 실질적인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발제를 맡은 장수찬 목원대학교 명예교수는 기존의 보조금 지원 중심 행정에서 벗어나 주민의 역량과 지역의 자원을 기반으로 하는 '주민주권·생태계 중심' 마을공동체 정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장 교수는 주민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가진 잠재력과 자원을 활용하는 '자산중심적 접근(ABCD)'을 제시하면서 △마을공동체위원회의 실질적 거버넌스 기구화 △중간지원조직의 설치 의무화 및 위상 강화 △행정 내부 협업체계 제도화 △마을공동체 기금 및 공유재산 특례 등 안정적인 지원 인프라 구축 필요성을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시·구의회 의원과 현장 활동가, 연구원 등이 참여해 제도 설계와 현장 정착을 위한 의견을 쏟아냈다.
김영미 대전시의원은 "주민자치회와 마을공동체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양 조직이 선순환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은희 대전 중구의원은 "광역 기본조례가 자치구의 특성을 획일화하기보다 공통의 원칙을 제시하는 틀이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송용석 대전 서구의원은 "단기 공모사업 중심의 지원에서 벗어나 단계별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은진 대전 유성구의원은 "주민을 단순한 사업 참여자가 아닌 지역 의사결정의 주체로 성장시키는 제도적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단년도 성과주의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문서영 대전마을활동가포럼 상임대표는 중간지원조직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고 주민 참여형 모니터링과 정책 환류 구조를 조례에 담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광원 대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조례 제정에 앞서 대전의 공동체 역량에 대한 객관적인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며 "정책실험을 통해 검증된 제도를 단계적으로 조례에 반영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공동좌장을 맡은 곽현근 대전대학교 교수는 "마을공동체 활성화는 단순히 행정이 지원하는 사업이 아니라 주민과 행정이 대등하게 연대하는 협치적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주재한 권인호 의원은 "마을공동체는 주민들이 생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이라며 "주민이 진정한 주체가 되는 '대전형 주민주권 거버넌스'가 정착될 수 있도록 시의회 차원의 입법·정책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대전의 마을공동체 정책이 '지원받는 공동체'에서 '스스로 지역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공동체'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tfcc2024@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