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논산=김형중 기자] 논산시의회가 169억 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 동의안을 상임위원회에서 15분 만에 처리한 것을 두고 '졸속 심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태성 행정자치위원장이 "무조건 동의한 것이 아니다"며 심의 과정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19일 <더팩트>와 만난 김 위원장은 특히 지방채 발행 대상 사업 가운데 탑정호 근린공원과 어드벤처 키즈파크 등 미래전략실 소관 사업의 시급성에 의문을 제기했으며 법무팀과 의회 전문위원의 재검토, 사업 담당자 설명, 현장 확인까지 거쳤다고 밝혔다.
논산시가 제출한 지방채 발행 동의안은 총 4개 사업에 169억 원을 투입하는 내용이다. 국방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 98억 원, 탑정호 어드벤처 키즈파크 조성사업 27억 원, 탑정호 근린공원 조성사업 25억 원, 선샤인랜드 기반시설 조성사업 19억 원 등이다.
김 위원장은 "지방채를 발행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동의했지만, 모든 사업이 지금 당장 추진해야 할 만큼 시급한 사업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심의 당시 법무팀과 예산실에 관련 자료를 다시 요구하고 사업을 분리해 제출하는 방안까지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법무팀과 예산실에서 검토한 자료를 다시 요구했다. 예산실장과 팀장에게 사업 묶음을 뺄 수 없다면 부결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습니다. 대신 미래전략실 사업을 제외하고 국방산업과와 관광과 사업만 가져오면 수정 후 통과시키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이후 의회는 법무팀 검토에 이어 의회 사무국 전문위원에게도 재검토를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전문위원 검토에서도 사업의 타당성이 있다는 판단이 나왔다고 했다.
"전문위원 검토에서도 타당하다는 답변이 나왔습니다. 그래도 예산실과 미래전략실에서 추가 자료를 받아 다시 검토를 요청했습니다. 두 번째 검토에서도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렇게 되니 보류하기도 애매한 상황이 됐습니다."
사업별 검증도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국방산업과와 관광과 담당자들을 별도로 불러 사업 필요성과 추진 근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반면 미래전략실 사업에 대해서는 끝까지 의문이 남아 현장까지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국방산업과와 관광과 담당자들에게 사업 정당성을 직접 설명 들었고, 그 부분은 동의가 됐습니다. 문제는 미래전략실 사업이었습니다. 현장 답사까지 했지만 사업성이 의문스러웠고, 잘못하면 비리 오해까지 살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방채 발행 기준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다만 법적 타당성과 별개로 사업 추진 시점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이다.
"지방채 발행 기준을 10억 원 이상 되는 긴급한 사업으로 봤는데, 실제 조건을 충족하는 사업은 두 개뿐이었습니다. 법무팀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제가 계속 이의를 제기한 것은 법적인 문제보다는 시기적인 문제였습니다."
탑정호 관련 사업이 과거부터 추진돼온 사업이라는 점도 최종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탑정호 사업은 황명선 전 시장 때부터 추진됐던 사업입니다. 제9대 의회에서도 사업비가 없으면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다는 선례가 있었습니다. 동의는 해줘야겠지만 시민들에게 설명이 잘돼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방채 발행을 추경 이후로 미루는 방안도 제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10대 의회 첫 임시회라는 점 등을 고려해 대승적인 판단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추경 이후에 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냈습니다. 하지만 대승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여론도 있었습니다. 첫 임시회를 시작하는 상황에서 집행부에 너무 부담을 주지 말자는 의견도 다수였습니다."
논산시의회는 지난달 30일 제27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지방채 발행 동의안을 찬성 10표, 반대 3표로 원안 가결했다.
이에 따라 논산시는 2017년 이후 9년간 이어온 ‘채무 제로’ 기조를 전환하고 지방채를 활용한 재정 투자에 나서게 됐다. 지방채는 국방국가산업단지와 탑정호 관광·공원 사업, 선샤인랜드 기반시설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지방채 발행 이후 사업 성과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회의 역할은 집행부를 무조건 견제하거나 무조건 협력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민의 이익을 기준으로 균형을 잡는 것이 의회의 역할입니다."
그러면서 "제10대 논산시의회는 바른 의정, 실천하는 민생의회를 실현해 시민들에게 신뢰받는 의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번 지방채 발행으로 논산시는 9년간 유지해온 '채무 제로'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에 따라 향후 지방채로 추진하는 사업의 실효성과 재정 건전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의회의 신속한 의결이 '졸속 심사'였는지를 둘러싼 논란 역시 실제 사업 성과와 재정 부담이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따라 평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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