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전=선치영 기자] 대전시의회가 자치구 간 인구·경제·재정 등 구조적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균형발전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에 나섰다.
대전시의회는 19일 시의회 소통실에서 고제열 시의원(더불어민주당, 중구3) 주재로 '지역균형발전 지원 조례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자치구 간 불균형 해소 방안과 실효성 있는 조례 제정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토론회는 대전 5개 자치구에서 심화되고 있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 재정자립도 격차 등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획일적인 예산 배분에서 벗어나 지역별 여건과 필요에 따른 차등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됐다.
주제발표에서는 자치구 간 격차의 현실과 맞춤형 균형발전 정책의 필요성이 제시됐다.
조성수 국립한밭대학교 교수는 "최근 10년간 유성구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반면 대덕구·중구·동구 등 원도심 지역에서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행정·복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해당 지역의 재정자립도는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객관적인 지표에 기반한 필요도 중심의 차등 지원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대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역량지수(LCI)를 바탕으로 대전 5개 자치구의 역량을 분석한 결과를 제시했다.
유성구와 서구는 인구성장력·경제활동력·생활기반력·안전회복력 등에서 전국 상위권에 속한 반면, 동구·중구·대덕구는 경제활동력과 인구성장력이 상대적으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생활기반력은 5개 자치구 모두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해 특정 자치구만의 문제가 아닌 대전시 전체의 공통 현안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자치구별 역량과 지역 여건을 반영한 맞춤형 균형발전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지정토론에서도 구체적인 정책 제안이 이어졌다.
장수찬 목원대학교 명예교수는 79개 행정동 단위의 생활권 균형발전지수를 개발해 예산 편성과 공공시설 입지 선정 등에 의무적으로 반영하고 원도심 우선 투자 원칙을 조례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정림 공동체 리질리언스연구소 소장은 단순한 수치상의 균형을 넘어 시민의 시간 주권과 기후 회복력을 보장하는 도시 비전과 철학이 조례에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일 에이제로스튜디오 대표이사는 지역 내 공공기관의 구매력을 지역경제에 재투자하는 영국 프레스턴 모델을 소개하며 빈집·빈점포를 활용한 마을관리소와 지역경영회사 등 현장 중심의 실행 거버넌스 구축 필요성을 제시했다.
권용탁 대전시 균형발전과장은 "조례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중요하다"며 "기존 낙후도 기준에서 벗어나 현재 지역 여건을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객관적 지표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주재한 고 의원은 "지역 간 격차 문제는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대전 전체의 기회와 공공서비스를 공정하게 재배치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논의된 전문가와 시민들의 현장 목소리를 바탕으로 대전의 균형발전을 체계적으로 이끌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지원 조례를 제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대전의 자치구 간 격차를 단순한 재정 배분의 문제가 아닌 지역별 특성과 시민의 삶의 질을 고려한 균형발전의 관점에서 접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논의가 실제 조례 제정과 안정적인 재원 확보, 지역 맞춤형 정책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tfcc2024@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