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거부하면 일감 끊겨"…KT넷코어, 지시한 '계약 밖 유지보수' 서류 입수


유지보수 업무 범위·대금 지급 기준 없이 작업 지시
KT넷코어 "계약 및 관련 절차 따라 비용 지급해 왔다"

정보통신공사 고장기록관리기록부(작업일지). /제보자 제공

[더팩트ㅣ수원=김선우 기자] KT넷코어가 통신공사를 맡긴 협력업체에 계약 범위를 벗어난 유지보수 업무까지 떠넘겼다는 이른바 '갑질 의혹'을 뒷받침하는 서류 일체를 <더팩트>가 입수했다.

협력업체가 주장해 온 KT넷코어의 '갑질 의혹'(<더팩트> 8월 18일 자 보도 'KT넷코어, 계약서에도 없는 유지보수 업무 떠넘기고 대금 미지급…'갑질 논란' 공정위 신고')이 사실상 계약서인 협정서와 현장 작업일지 등에 고스란히 담겼다.

19일 <더팩트>가 확보한 KT넷코어와 A 협력업체 간 협정서는 정보통신공사 시행에 따른 상호 협력과 의무, 자격, 평가, 패널티 등을 규정하고 있다.

협정서는 협력업체의 권리·의무를 '개별 계약서'로 정하도록 했지만, 별도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 사실상 이 협정서가 계약서 역할을 했다.

이 협정서 어디에도 유지보수 업무의 범위나 이에 따른 대금 지급 기준 등의 내용은 없었다. 대신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객 민원·불편과 시설물 피해에 따른 협력업체의 책임과 패널티 조항만 여러 곳에 담겼다.

KT넷코어가 계약 범위를 벗어난 유지보수 업무를 협력업체에 떠넘긴 사실은 협력업체가 작성한 고장기록관리기록부(작업일지)에서 확인됐다.

협력업체가 지난해 6월부터 수시로 작성해 KT넷코어에 보고한 작업일지에는 시설 고장 복구 전후의 작업 내용과 현장 사진 등이 담겼다.

여기에 KT넷코어 관계자의 작업 지시 문자 메시지까지 첨부돼 있어 계약 범위를 넘어선 유지보수 업무가 어떻게 이뤄졌는지가 명확히 드러난다.

그러면서도 '유지보수 대금 지급은 없었다'는 게 A 업체의 주장이다. A 업체는 "협력업체가 계약 범위에서 벗어난 업무를 거부하거나 비용 지급을 요구하기 어려운 구조였다"고 주장했다.

업무 수행에 따른 평가 결과가 향후 일감 배정은 물론 협력사 지위 유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실상 KT넷코어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A 업체 대표 B 씨는 "협력사 입장에서는 계약에 없는 업무라고 거부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평가에서 감점을 받으면 일감이 끊기거나 협력사에서 탈락할 수 있어 불이익을 감수하지 않으려면 시키는 일을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KT넷코어 협정서에는 협력업체 평가와 함께 일정한 사유가 발생할 경우 협력사 지위를 정지·상실시키거나 입찰 참가를 제한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B 씨는 "협력사로 있을 때는 불이익이 두려워 말도 못 했다. 계약 만료 뒤에도 유지보수 비용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받지 못해 결국 공정위에 신고했다"며 "지금도 KT넷코어와 거래하는 협력사라면 문제를 제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회장을 지낸 B 씨는 "후배 업체들을 위해서라도 KT넷코어의 부적절한 거래 관행을 바로잡고 싶다"며 "KT넷코어와 협력업체 간 계약과 업무 전반을 감독기관이 철저히 확인해 달라"고 호소했다.

KT넷코어 관계자는 유지보수비 지급 여부를 묻는 수차례 질문에 "유지보수성 공사를 포함한 관련 업무에 대해서는 계약 및 관련 절차에 따라 비용을 지급해 왔다. 요청한 비용은 다 지급했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KT 넷코어. /KT 넷코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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