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울산=손연우 기자]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결정 배열과 미세한 격자 변형을, 제품을 손상하지 않고 전체 면적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분석 기술이 개발됐다. 소형 전지보다 효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려웠던 대면적 모듈의 제조 공정을 개선하고 양산 과정에서 품질을 관리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따르면 김동석·신태주·김진영 교수 연구팀은 한국화학연구원 신윤섭 박사팀과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의 구조를 비파괴 방식으로 분석하는 '2차원 X선 회절 매핑'(2DXDM) 기술을 개발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액체 상태의 원료 용액을 기판에 바른 뒤 용매를 증발시켜 빛을 흡수하는 결정막을 만드는 방식이다.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저렴한 용액 공정으로 제조할 수 있고 높은 광전변환효율을 낼 수 있어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전지의 면적이 넓어질수록 박막 전체를 균일하게 만들기 어렵다는 점이다. 중심부와 가장자리에서 용매가 마르는 속도가 달라지면 결정의 크기와 배열이 고르지 않게 형성되고, 결정 격자에도 미세한 압축이나 인장 변형이 남는다. 이러한 차이는 전하의 이동을 방해해 모듈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기존 분석법은 박막의 일부 영역만 살펴보거나 여러 측정값을 하나의 평균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전체 면적에서 발생한 구조 차이를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시료를 잘라 분석할 경우 절단 과정에서 응력이 풀리면서 실제 격자 변형 상태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2DXDM은 X선을 쐈을 때 박막 결정에서 나타나는 회절무늬의 세기와 방향, 위치를 분석한다. 결정이 배열된 방향과 격자가 눌리거나 늘어난 정도에 따라 회절무늬가 달라지는 원리를 이용해 박막의 중심부부터 가장자리까지 구조 변화를 지도 형태로 나타낸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정적 스핀코팅(SSC)과 동적 스핀캐스팅(DSC)으로 만든 박막을 비교했다. 정적 스핀코팅은 원료 용액을 기판에 한 번에 떨어뜨린 뒤 회전시켜 펼치는 방식이고, 동적 스핀캐스팅은 기판이 회전하는 동안 용액을 방울 형태로 계속 공급하는 공정이다.
분석 결과 동적 스핀캐스팅으로 만든 박막에서 결정의 배열과 격자 구조가 더 균일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공정을 적용해 100㎠급 태양광 전지 모듈을 제작했으며, 실제 발전 면적 86.4㎠에서 23.0%의 광전변환효율을 얻었다. 공인 효율은 22.75%로, 비슷한 크기의 페로브스카이트 모듈 최고 공인 효율인 23.55%에 근접했다.
밀봉한 모듈은 1000시간 동안 빛을 계속 비춘 뒤에도 초기 효율의 80% 이상을 유지했다.
신태주 교수는 "2DXDM은 박막을 손상하지 않고 전체 면적을 분석할 수 있어 기존 방식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던 위치별 구조 차이를 파악할 수 있다"며 "대면적 태양전지의 제조 공정을 최적화하고 품질을 관리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석 교수는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은 특정 영역이 아니라 전체 면적의 구조적 균일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정 조건에 따른 박막의 균일성과 모듈 효율의 관계를 파악해 고효율 대면적 태양전지 제조 기술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UNIST 김동신·이재휘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포항방사광가속기의 UNIST-PAL 6D 빔라인을 활용해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줄(Joule)'에 지난달 23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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