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100여 명 '셀프 감금' 58억 편취…보이스피싱 조직원 19명 구속 송치

보이스피싱 조직원 검거 현장. /부산경찰청

[더팩트ㅣ부산=손연우 기자]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거점을 두고 검사와 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사칭해 피해자 100여 명으로부터 58억 원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조직원 19명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들은 캄보디아와 베트남을 오가며 범행하다 현지에서 일부 조직원이 검거되자 카자흐스탄으로 근거지를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검거한 조직원 14명과 국내에서 붙잡은 5명 등 모두 19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3월 26일부터 6월 26일까지 알마티를 거점으로 검찰 사무관과 검사,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 100여 명으로부터 58억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조직원들은 피해자에게 "계좌가 범죄에 이용됐다"고 속인 뒤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며 숙박업소에 머물도록 했다. 외부와의 연락도 끊게 한 다음 자금 확인 등을 명목으로 돈을 보내도록 하는 이른바 '셀프 감금형' 보이스피싱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수사 결과 이 조직은 2024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캄보디아와 베트남에 거점을 두고 약 3개월마다 범행 장소를 옮겼다. 지난 3월 베트남에서 일부 조직원이 현지 당국의 단속에 적발되자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카자흐스탄을 새로운 활동지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자흐스탄 보이스피싱 조직 조직도. /부산경찰청

카자흐스탄에 자리를 잡은 뒤에는 캄보디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각지에 흩어져 있던 조직원들을 알마티로 불러 모았다. 현지 유령법인을 통해 조직원들의 취업비자 발급까지 추진하며 범행을 준비한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 1월 캄보디아 스캠 범죄 조직원들을 국내로 송환한 이후 여러 해외 스캠 조직을 수사하며 주요 가담자들을 추적해 왔다. 이 과정에서 지난 5월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인 40대 남성 A 씨가 카자흐스탄으로 이동한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현지 수사당국 및 인터폴과 공조해 지난 6월 A 씨를 검거한 뒤 수사를 확대해 알마티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의 실체를 확인했다.

이후 국가정보원과 합동 대응팀을 꾸려 3차례에 걸쳐 모두 16일 동안 카자흐스탄 현지 수사를 벌였다. 현지 수사당국과 조직원들을 미행·추적해 사무실과 숙소를 파악한 뒤 지난달 23일 합동작전을 통해 조직원 14명을 검거했다. 당시 국내에 들어와 있던 조직원 5명도 경기지역 등에서 붙잡았다.

카자흐스탄에서 검거된 14명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차례로 국내에 송환됐으며, 경찰은 국내에서 붙잡은 조직원 5명을 포함한 19명 전원을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중국 국적의 총책과 신원이 확인된 조직원 20여 명을 대상으로 국제공조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이들이 카자흐스탄으로 이동하기 전 캄보디아와 베트남 등에서 저지른 추가 범행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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