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 공식 선언…추미애 지사 "더 이상 끌어다 쓸 재원 없어"


불요불급한 사업 원점 재검토...강도 높은 구조조정 추진
기업 유치 따른 세수 배분·지방소비세 확충 등 제도 개선

5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밝히고 있다. /박아론 기자

[더팩트ㅣ수원=박아론 기자] 경기도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지방채 발행 한도 최고치를 넘기는 등 사실상 부도를 인정하며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시사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5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하면서 도 재정 위기 상황과 위기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했다.

추 지사는 "더 이상 끌어다 쓸 재원도, 위기를 미룰 여력도 없다"고 도 재정 상황을 전했다.

도는 7700억 원 규모 감액 추경을 추진하고 있다. 지방세 감소 등으로 6000억 원 이상의 재원 부족에도 이미 지방채 발행 한도의 99.6%에 육박한 9430억 원을 발행하면서다. 한도 발행률이 100%에 다다른 것은 2006년 지방채 발행 이래 20여 년만에 처음이다. 사실상 부도라는 게 도의 설명이다.

또한 같은 해 5월 기금 사용 용도 변경이 가능하게 조례를 변경한 후 남북협력기금 384억 원의 340억 원을 사용하는 등 3차에 걸친 추경을 통해 5588억 원을 사용했다.

이에 따라 올해 노인장기요양 예산 1234억 원, 도교육청 유초중고교 급식비 지원 584억 원,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운영지원 예산 291억 원 등 민생 사업 예산을 반영하지 못했다.

도는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취득세 수입도 목표액 6500억 원에서 2300억 원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 등 기업 유치로 인한 세수는 시군에 귀속돼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도는 앞서 올해 6월까지 연간 징수 목표액 16조 633억 원의 44.4%에 불과한 7조 1339억 원의 도세가 걷혔다고 밝혔다. 취득세는 연간 목표액 8조 1510억 원의 47.8% 수준인 3조 8967억 원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약 6000억 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추 지사는 이날 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하면서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안을 제시했다. 구조조정안은 △도지사와 고위 공직자의 각종 업무 경비 감액 △낭비성 예산 편성 및 집행 전면 중단 △조직 체질 개선 △세입 구조 정상화를 위한 제도 개혁 등이다.

불요불급 사업은 즉시 중단하고, 각종 연구용역과 민간 위탁 등 사업도 재평가해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도지사 직속 참모 조직을 재정비하고 각 실·국 및 공공기관의 사업 필요성 등을 점검한다.

추 지사는 "임시방편으로 위기를 가리는 동안 도 재정을 바로 잡을 골든타임을 놓쳤다"면서 "최근 기획예산처 장관을 만나 경기도 구조적인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 개선을 건의했지만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현실을 직시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추 지사는 이어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과 함께 지방소비세 확충과 기업 유치에 다른 세수의 합리적 배분, 국고 보조 사업의 과도한 지방비 부담 개선을 이뤄나가겠다"면서 "공정한 재정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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